인도 백신 후기
지금 인도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사람은 만 18 이상부터.
인도 자체 백신인 '코백신' 혹은 '코비쉴드'를 맞을 수 있다.
이날은 아침에 갑자기 남편이 다니는 학교에서 가족들도 맞을 수 있으니 데리고 와라 해서 가게 되었다.
남편은 인도에서 백신이 막 시작했을 때 우선 순위자로 먼저 맞았는데,
인도에서는 45세 이상에게는 코백신을 만 18세부터 45 미만은 코비쉴드를 접종하고 있다.
나는 무엇을 맞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코백신이지 않을까 싶다.
먼저 맞았던 남편이 약도 안 먹고 잘 버티는 것을 보고 나도 괜찮겠지 싶었다.
인도에서 백신을 맞으려면 아다르 카드(인도 주민등록증, 외국인도 발급 가능) 혹은 여권으로 해야 하는데
계속 미루다 보니 아직도 아다르 카드를 발급받지 못했다.
그래서 아다르 카드 대신 여권으로 신청을 하고 백신을 맞기 위해 기다렸다.
대기실에서 사람들이 모이기를 기다렸다가 접종받는 곳으로 이동을 했다.
아침 일찍 가서 기다려서 그런지 얼마 되지 않아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었다.
호명한 이름 순서대로 코로나 검사를 먼저 했다.
코로나 검사하는 곳은 한 군데였지만 주사를 맞는 곳은 두 곳이어서
검사를 하고 바로 주사를 맞을 수 있었다.
주사를 맞는 것은 언제나 무서웠기에 다른 곳을 보며 얼른 끝나기를 기다렸는데,
의외로 아프지 않고 금방 끝이 났다.
15분 정도 기다리고 약을 받고 집으로 출발했다.
계획에 없던 접종이라 마음이 급했다.
이틀 정도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할 예정이었기에 식재료도 사야 했고 쉴 준비도 했어야 했다.
가장 먼저 준비한 것은 멜론과 수박 사기.
남편 학교와 집 사이는 고속도로인데(집과 시내도 고속도로이다.)
요즘 멜론이나 수박을 트럭으로 가지고 와서 판매하는 분들이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입맛이 없을 때면 과일을 먹었기에 매끼 과일을 먹을 수 있게 왕창 구매했다.
과일을 사 오고 닭죽이 먹고 싶어 질 것 같아 닭도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남편이 쉬라고 했지만 이상하게 몸이 괜찮아서 밍구 산책도 다녀오고 남편이 끓여준 닭죽과 약을 먹고 자리에 누웠는데 오한이 들기 시작했다.
여름 이불을 두 겹 끼고 있었는데도 덜덜 떨리기 시작했고 남편에게 겨울 이불을 꺼내 달라고 해서 여름 이불과 함께 덮었는데도 이빨이 딱딱딱 소리를 내며 떨려오기 시작했다.
남편이 보온팩에 뜨거운 물을 넣어 줘서 첫날은 보온팩을 껴안고 잠이 들었다.
이날만큼은 전기장판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둘째 날 아침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고 싶었는데 힘이 없었다.
남편에게 도와달라고 해서 어찌어찌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고 일어났는데 머리가 핑 돌았다.
다급히 남편을 불러서 침대 위로 안착했다.
남편이 없었으면 어쩔 뻔했는지...
점심에는 어제 먹던 닭죽 조금과 멜론을 먹고 하루 종이 잠을 잤다가 일어났다 잠을 잤다.
다행히 오한은 하루가 채 안돼서 멈췄고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는 지인분의 말에 물을 많이 마셨더니 금세 털어내고 일어났던 것 같다.
말 그대로 이틀 꼬박 침대에서 생활하고 일어났다.
팔을 보니 아직도 주사 바늘 자국과 멍든 듯이 주변을 누르면 아팠지만
움직이는 데는 이상이 없었다.
백신을 맞은 지 며칠이 지난 지금도 주사 바늘 자국은 남아 있지만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웃겼던 일은 이미 2차까지 접종이 끝난 남편이(내 몸이 괜찮아질 때까지 방을 따로 썼다.)
갑자기 몸이 안 좋다며 코로나가 아니냐고 검사를 받으러 갔다고 한다.
검사 결과는 역시나 음성이었고 남편은 그날따라 몸이 안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