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구의 새로운 보금자리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걱정했던 것은 '밍구'였는데,
강아지들이나 반려 동물들이 이사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우리가 이전에 살던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남편의 작업을 위해 한 달 정도 월세를 내며 집을 미리 사용(?)했는데, 새집으로 남편이 일을 갈 때마다 짐을 하나씩 옮겼었다.
그리고 남편이 새집에 있으면 밍구를 새 집에 모셔두고 나는 옛날 집에서 이사 준비를 했다.
그렇게 계속 옛날 집과 새집을 왔다 갔다 하니 밍구가 더 쉽게 새집에 적응을 한 것 같다.
어느 날은 내가 한국에서 가져온 테이블 보를 끌고 와 자기 자리를 만들기도 했다.
그렇게 그 테이블 보는 밍구의 침대 재료로 사용이 되었다.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약간 불편했던 점은 옵션에 필요 없는 것들을 처리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중에 매트리스는 찝찝하면서도 처치 곤란이었는데 다행히 집주인분이 쓸 수 있는 매트리스 2개(침대 하나 분량)를 빼고 버릴 수 있게 해 주었다.
그래서 사용할 매트리스와 밍구의 침대가 될 매트리스를 햇볕에 잘 말리고 항균제를 뿌려두었다.
여태 밍구는 침대를 써본 적이 없는데 옛날 집에서도 밍구의 자리라고 포대기를 깔아 주었지만 잘 사용하지 않았던 것도 있고 침대를 사야지 하는 생각이 없었다.
그러다가 햇볕에 말리고 있는 매트리스가 오래돼서 힘없이 주저앉았고 접힌 상태로 바닥에 깔리게 되었다.
그 위로 밍구가 앉아 있는 모습을 보자 이걸 이용해서 밍구의 침대를 만들어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매트리스 하나를 반으로 잘라 하나는 베란다 용, 하나는 실내용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밍구는 침대를 얻고 꿀잠에 들었다
하지만 항상 침대를 이용하는 것은 아니었다.
요새는 저녁에 침대로 들어와서 잠이 들지만
처음 침대를 사용했을 때는 어색한지 거의 바닥에서 잠을 자고 쉬었다.
물론 지금도 쉬는 것은 바닥에서 쉰다.
우연인지 운명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옆집은 전에 밍구 중성화도 시켜주시고 많이 케어해 주셨던 안티(이모)가 살고 있는 곳이다.
막 이사를 하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밍구와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데 밍구가 갑자기 한 집에 멈춰서 움직이지 않았다.
어르고 달래도 움직이지 않던 밍구는 문이 열리자 꼬리가 헬리콥터처럼 빙글빙글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나온 안티는 밍구를 무척이나 반가워했고
우리가 옆집으로 이사 왔다는 말에 구리아(힌디로 '인형'이라는 뜻. 안티는 밍구를 구리아라고 불렀다)가 자기가 있는 곳에 돌아왔다며 행복해하셨다.
그리고 밍구의 뺨에 찐한 뽀뽀를 남기셨다.
이날 이후로 밍구는 산책 중 안티의 집에 종종 방문했고 그때마다 밍구는 융숭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