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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ubhi Jan 12. 2022

인도 로나로나 일기 #2

인도에서 자가 격리하기



남편과 나는 코로나 확진을 받고 다음 코로나 검사를 하기 전까지 자가 격리를 하기로 했다.







인도는 딱히 확진자에 대한 방역 지침이나 확진 후 지켜야 하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병원에서는 격리를 어디서 할 것인가만 물어보았다.) 그냥 집에서 약만 먹으면 되는 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격리를 한다고 해도 확인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확진자가 되어도 회사나 직장(공기관 같은)에서 휴가를 주거나 출근을 하지 않을 뿐 밖에 돌아다녀도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곳저곳(내 주변에서도) 코로나 확진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남편과 격리를 하면서 걱정되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하나는 식료품 해결이고 다른 하나는 밍구와 팅구의 산책 문제였다.


도시나 조금 큰 마을 같은 경우, 집까지 식료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가 코로나 이후 시행이 되고 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배달 외 지역이라 식료품을 배달할 수 없다.

거의 대부분이 배달이 되는 큰 식료품점을 가는 것이 아닌 근처에 있는 시장에서 장을 보기 때문에 시작하지 않는 것 같다.

닭 같은 경우는 자주 가는 닭집에서 배달 서비스를 시작해서 전화만 하면 시킬 수 있었지만 채소나 과일 등을 사러 갈 수가 없었다.

내가 확진이 되기 전에는 장 가방을 메고 시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왔지만 지금은 둘 다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같은 아파트에 남편의 학생들이 사니 부탁해보자고 했다.

남편이 확진된 후 바로 장을 봤기 때문에 과일과 내가 먹을 약을 사 와 달라고 했는데 착한 학생들이 바로 사와 주었다.(물론 돈은 우리가 지불했다.)

중간에 가스통(인도는 거의 가스레인지에 가스통을 연결해서 사용한다.)의 가스가 똑 떨어져서 난감했는데 학생들이 사 와줘서 교체할 수 있었다.

정말 학생들이 없었으면 쫄쫄 굶을 뻔했다.


식량이 해결이 되니 밍구 팅구의 문제가 생겼다.

팅구 같은 경우는 베란다 화단에 볼일을 보고는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아 보였지만 밍구의 경우 완전 야외 배변이기에 걱정이었다.

격리 첫날 비가 많이 왔는데 그래서 그런지 매일 아침저녁으로 나가자고 울던 밍구가 울지 않았다.

혹시나 하고 배변판 대신 마른걸레들을 바닥에 깔아 두었는데

이게 웬일인지 밍구가 마른걸레 위에 소변을 쌌다!

이걸로 밍구도 실내 배변의 길로 들어가나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부터 울기 시작했다.

간식으로 달래보고 쓰다듬어 봐도 우는 밍구...

결국 사람이 많이 안 다닐 밤에 마스크를 단단히 쓰고 밍구 팅구를 데리고 나왔다.

소변을 보길래 실내 배변이 되는 줄 알았는데 소변은 OK 대변은 NO 였던 것이었다.

밖에 나오자마자 큰걸 시원하게 싸는 밍구 팅구...

야외 배변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사람이 안 다닐 시간에 맞춰 한번이라도 밖에 나오기로 했다.






이래서 아이들을 키우는 집은 아프면 안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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