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특송시간이었다. 분주한 토요일을 보낸 탓에몸이나태롭게흔들거리고있었다. 한 청년이 성큼성큼 무대로 올라오더니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노래를시작했다. 첫 소절부터무심히 늘어져있던몸이 반응했다.
그동안 다녀왔던 교회 특송은 노래를 잘하는 개인이 부르거나 합창,악기 연주가 대부분이었다.그런데 오늘 특송자는 노래를잘 부른다고 하기는 어려운 분이었다.
흔들리는 음정에 놀람도 잠시 그의 목소리에서 묘한 매력을 감지했다. 특송자는 새까만 음표가 떠오를 만큼 찬찬히 한 단어씩 꾹꾹 눌러 불렀다.클라이맥스는 우렁차게 도입부와 종결부는 가늘고 약한 목소리로 부르며 정직하게 강약을 조절했다. 적지 않은 시간을 연습했겠구나 하고 직감했다.
계속 듣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교향악단의 소리는 아니었지만 묵직한 징소리가 사방에은은히 울려 퍼지듯 소리의 울림과 진동이 공간을 가득 채웠다.
많은 사람들 앞에 나가 노래를 부르겠다고 결심한 용기. 감동을 선사하기 위해 애썼을 시간들, 그리고 담담하게 전하는 메시지에 뜨거운 덩어리가 가슴속에서 울컥 올라왔다.
잘 부르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마음. 해내기 위한 노력. 부끄럽고 떨리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결단이 필요했을 뿐. 타인과 나를 연결시키는 일은 출중한 실력이없어도 가능했다.
사람들 앞에 나가노래를 부르는 건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타인에게 얽히고설킨 생각 주머니를 열어 내보이는 일이 그리 부끄러운 일까진 아니겠구나 하고 안도했다. 그것이 비록 누덕누덕 기운 투박한 글이라도. 속에 담긴 마음을 헤아려 줄 사람이 있을 것이다.
특송이끝나고 그 어느 때보다 박수를 크고 오래 쳤다.내 마음속 탄성이 그에게 조금이나마 닿기를.그가 내게 남긴 감동을 나도 언젠가 다른 이에게 선사하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