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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광복점 영업정지와 나의 어릴적 기억

by 남다른디테일

오늘 뉴스를 보니 #롯데백화점광복점 이 6월 1일부터 문을 닫는다는 내용이 있었다.

구체적인 내부 사정은 모르겠으나, 그 부지에 #롯데 는 잠실과 같은 #부산롯데타워 를 짓기로 하고 부산시로부터 아주 싼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했는데, 기약없이 미루고만 있다는 거다.

알고보니 현재의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임시사용 승인을 받은건가 보다. 2009년에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오픈했으니 13년 동안 백화점 외에는 손도 안됐다는 거다.

부산시는 롯데가 #부산롯데타운 을 지을 의지가 없다고 판단했던거 같고 롯데는 설마 영업정지 명령까지 내리겠어하는 안일함이 있었던 거 같다. ​


조만간 #롯데백화점 은 "직원들 생계 막막" "협력업체 아우성" 등으로 언론플레이를 하겠지. 안 봐도 비디오.

그런데 부산시는 건물을 안전하게 짓는게 제일 중요할텐데 그렇게 닥달한다고 될 일인가 싶기도 하다.


언론에 보도된 조감도를 보니 스크류바 건물도 아니고 흉물스럽기만 하더라. 급하게 쪼으니 그런 조감도가 나오는게

롯데백화점 홈페이지

롯데 광복동에 짓기로한 프로젝트는 #신격호회장 시절에 추진했던 건데 그 분은 돌아가셨고 #신동빈회장 의 계획은 다를 수도 있을거다.

10년이 지나는 시간동안 세상은 얼마나 변했는데, 투자 프로젝트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을텐데 부산시는 왜 원래 계획대로 해라고 하는지 모를 일이다.

당시에는 온라인 마켓도 없었을텐데 말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그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일제시대의 역사적인 건물인 부산시청 건물도 허물고 아주 싼값게 부동산을 매입한 롯데의 잘못이 더 크다는 생각이다.


(싸게 샀다는 말만 들었지 정확한 금액 모름.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잘 모르고 하는 말이니 이상한 댓글은 사절. 정확한 팩트를 말씀해주시거나 대화를 하겠다는 뜻으로 댓글을 달아주시는 건 환영.)


롯데백화점 광복점 뉴스를 접하면서 어릴적 롯데백화점 광복점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다. 아울러 어릴적 공부는 안하고 부산의 백화점들을 싸돌아 다녔던 기억도 더듬어 본다.


어릴적 나에게 부산 광복동과 남포동은 '시내'라고 불리웠다. "시내 나가자"라는 말은 광복동, 남포동, 용두산공원이 있는 곳이다.

거기에 가면 #미화당백화점 #유나백화점 등이 있었다. 또 지하상가가 생겼는데 충무동쪽으로는 코오롱지하상가, 중앙동쪽으로는 롯데1번가였다. 롯데1번가에서 처음으로 #롯데리아 를 봤다. 장사는 코오롱지하상가가 훨씬 잘되었고 롯데1번가는 폭망 수준이었다. 유동인구가 너무 없었던 기억.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롯데는 이 일대를 잠실처럼 지하상가에서 고층건물까지 이어지는 부산롯데타운을 만들고 싶었던 거 같다.

또 일제시대 지어졌던 #부산시청 건물이 있었고 영도대교로 이어지는 곳에는 초재집이라는 한약방 거리들이 이어졌다.

안타깝게도 당시 일제청산의 분위기와 함께 부산시청 건물은 허물어졌고 초재상들도 강제 철거를 당했다. 부산시청 건물이 허물어지고 그 자리에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들어선 것이다.

이웃집에 영도대교에서 초재상을 하는 아주머니가 계셨는데, 경찰에 의해 강제로 쫓겨나는 걸 뉴스로 접하는데 너무 슬퍼 눈물이 났다. 어린 시절 나의 눈에도 롯데가 뭔데 저렇게 사람을 내쫓나하는 슬픔이 있었다.(이후 그 아주머니의 아들은 한의대에 진학해서 당당히 한의사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건물과 한약방 거리를 그대로 유지했다면 유명한 관광명소가 되었을지 모른다.

이때 우리동네에서는 롯데와 관련한 많은 소문들이 돌았다. 롯데가 영도 순환 전철을 깔아준다, 영도다리를 새로 깔아준다 등등

아마 광복동쪽에 롯데가 진출한 시기와 #영도다리 가 개도된 것도 비슷한 시기일거다.

롯데는 왜 #롯데광복점 을 지으려고 그리 큰 무리수를 둔 것일까. 현실을 보면 참 허망하다. 상권은 이미 해운대로 넘어갔는데.


또 내가 알기로 부산롯데타워 가 올라갈 땅은 매립지로 알고 있다. 그 매립지에 수십층의 고층 건물을 올린다니 너무나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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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를 생각하면 다양한 생각들이 교차한다. 서면에 롯데백화점이 처음 들어섰을때는 정말 신세계(백화점 아님)를 보는 거 같았다. 어디서 그리 예쁜 여직원들이 똑같은 립스틱을 바르고 서 있는지.


에스컬레이터 상하로 되어 있는 것도 거기서 처음 봤다.

고등학교때 학원을 범내골 혜화학원에 주로 다녔는데, 수업 빼먹고 혼자 걸어서 서면의 #태화백화점 에 자주 갔었다.

어릴때부터 쇼핑을 좋아하고 백화점의 화려함을 너무나 좋아했던 거 같다. 어릴때 부터 소유에 대한 욕망이 컸고 동시에 돈이 없으니 당연히 소비 불만족이 컸던 거 같다.

#노희영 도 뉴욕 유학시절 공부보다는 #버그도프굿맨 #바니스뉴욕 등 백화점에서 쇼핑을 많이 했었다고 어느 글에서 봤는데 나는 부산에서 그랬다. 나는 #남자노희영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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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생활을 하면서도 집 근처에 있는 #롯데백화점본점 을 자주 갔었다. 당시 #신세계백화점본점 에는 본관만 있고 신관은 없었는데, 본관보고 깜놀랬다. 롯데백화점 갔다가 신세계백화점으로 넘어가니 동네슈퍼수준이더라.

당시 #소공동롯데백화점 에는 남성전용 라운지도 있었는데, 거기서 자주 쉬다가 온 기억도 난다. 롯데는 너무 트렌드를 앞서 갔었나. 당시 박봉에 시달리던 직장 초년생이었던 나에게 롯데백화점은 보상심리 역할을 했던 거 같다. 롯데백화점에 있던 시간이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고, 보상받는 기분이 들었다.

만원 이상 사면 각티슈나 샴푸를 주는 프로모션도 많이해서 빵 마감 세일때 만원치 빵을 사서 티슈도 많이 받아왔다. 당시는 전산화가 덜 되어서 쓰레기통 뒤져서 남의 영수증으로 사은품도 탈 수 있었다.

나이가 드니 별의별 생각이 다 나네.

그런데 롯데백화점의 전성기는 딱 여기까지였던 거 같다. 아니 #롯데에비뉴엘 생길때까지라고 해주자.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이 완공되고 #신세계 가 강남 고속터미널 부지를 매입하고 강남점을 확장하면서 신세계가 치고 올라갔던거 같다. 무엇보다 오너인 #정유경사장 의 역할이 컸다.

롯데는 본점 영플라자를 명품관이나 좀 더 럭셔리하게 갔다면 지금 어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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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상한게 롯데백화점이나 #롯데호텔 등 롯데의 건물들은 노후화가 매우 빠르다는 느낌이다.


신세계는 백화점을 지어도 아주 튼튼하고 신세계의 DNA가 일관성있게 느껴진다. #현대백화점 역시 점포마다 통일된 디자인이 있다. 무엇보다 하자가 잘 없고 있더라도 잘 못느낀다.

그런데 롯데백화점은 값싼 건축자재를 쓰는지, 관리를 잘 못하는지 노후가 빨리되는 느낌.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것도 이상하게 복잡하고 어질어질하게 해놨다. 일관성도 떨어진다. 주차장에서 물 떨어지는건 예사다.

나는 #잠실롯데월드몰 오픈한지 얼마되지 않아 화장실 세면대도 내려 앉은 걸 봤다. 지금 가면 화장실은 얼마나 낡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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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신세계는 건축자재도 좋은 걸 쓰고 벽에 걸어놓은 그림과 조명도 고급지고 무엇보다 일관성있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일제시대때 지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 건물만 봐도 잘 알수 있다.

현대백화점 화장실 수전은 vola

롯데백화점 광복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으로 주저리주저리 롯데에 대한 생각을 써보았다. 누군가에는 참고가 되고 도움이 되는 글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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