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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세스 Mar 14. 2024

98. 행복 저금통. 둘째와 만드는 행복프로젝트!

직장맘 상담소(육아 편)


행복 저금통 (둘째 아들과 함께 만드는 행복프로젝트)

잔망스러움의 극치 둘째, 그는 항상 감동과 놀람을 주려고 노력한다.
우렁각시처럼 몰래 청소를 해놓거나
(기똥차게 깨끗하다. 전에 얼마나 더러웠는지 사진 촬영은 필수)
장롱에 숨어 나를 놀라게 해주기 위해 때를 보거나
(신발과 킥보드 가방까지 완벽하게, 그리고 불은 하나만 켜 놓는 센스)
요즘 유행하는 춤을 춰 내 눈을 호강시켜 준다.
(짤에 있는 춤은 다 출 기세다.)

그냥 행동 하나하나가 잔망스럽다.
사람의 감정을 어떻게 저렇게 잘 읽을 수 있나 싶을 정도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읽는 만큼 자기감정에도 매우 솔직하다.
감정을 숨김없이 발산하기 때문에, 좋고 싫다는 감정 또한 하루에도 열두 번씩 바뀐다.
그래서 달래주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하지만 자기감정에 충실하면서 상황 파악도 잘해나가기 때문에, 문제 되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봄 방학 전 학교에서 오자마자 종이를 조각조각내기 시작한다.
아~ 또 뭔가를 만드려나 보다.
같이 하자고 할까 봐 나는 그의 시야에서 멀어져 침대로 향한다.
사랑스러운 그 녀석이 같이 하자고 할까 봐 슬슬 피하는 내 모습!
바람직하지 않지만 나도 그가 가끔 귀찮다.


침대에 퍼져 있는 내게 다가온다.
"엄마! 나랑 같이 할 일이 있어?"
"아냐 나 쉴 거야."
말은 이렇게 하지만 몸을 질질 끌고 그에게 다가간다.
"뭔데?"

오늘 학교에서 했던 활동인데, 행복저금통을 만들 거야. 
엄마가 행복하다고 느낄 때 이 종이 조각에 날짜와 엄마의 감정을 적어서 저금통에 넣어줘.
지금 하나 쓰자.
알았어.
난 썼어 저금통에 넣을게.
근데? 둘째야! 이거 언제 읽을 수 있는 거야?
아무 때나 읽으면 되는 거야? 
아니야, 엄마가 우울할 때 꺼내 바.
기분이 좋아질 거야. 


그 후로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다.
나는 힘들고 지치긴 하지만 아직 우울한 감정을 느끼지 않아서 열어보지 않았다.
그리고 내가 적은 것은 아직 기억에 남아있어 궁금하진 않다.
우리 아들의 행복이 궁금할 뿐.
우울하면 열어보려 했으나 아직까지 우울하지 않다. 

조만간 우울해지면 꺼내 읽어보려고 한다.

설레기도 한다.
둘째는 언제 행복함을 느껴려는지.


그나저나 이걸 언제 다 채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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