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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둘째의 잔망!두바이 초콜릿이 사망하였습니다.

직장맘 상담소(가족 편)

by 남세스
두바이 초콜릿과 처음 만난날!


둘째 아들은 새로운 초콜릿이 나오면 무조건 먹어보려 한다.

아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먹는다.


첫 번째가

킨더조이 에그초콜릿이다.

한국에선 구하기 힘들어 면세점서 구입했다,

가격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 알에 2,500원 정도!

알 속에 있는 장난감은 1도 관심이 없다.

그냥 초콜릿이 맛있단다.

킨더조이 에그 초콜릿


두 번째는

피스터블 초콜릿이다.

스페인 여행 가기 전에 학교 친구가 들고 온 초콜릿 한 조각을 먹더니 사랑에 빠졌단다.


스페인에는 팔 거라면서 꿈에 부풀어 있다.

"엄마 이 나라에서는 팔 거야. 나는 믿어."

우리는 피스터블 초콜릿을 사기 위해

까르푸, 중국마트, 한인마트, 백화점, 쇼핑몰에 가면 초콜릿 코너를 필수로 들렸다.

하지만 쉽게 살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레스토랑서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바로 옆에 편의점이 있다.

둘째는 편의점 문 앞을 서성이더니 외친다.

"엄마, 여기 있다."

결국 한 군데 찾아내는 강한 의지.

종류별로 다 사라고 했다.

신이 나서 3일 만에 다 먹어치우고

똑같이 한 세트 더 구입했다.

한 개 가격이 20유로, 30,000원 정도.

생각보다 비싸다.

8개의 맛이 있는데 4개의 맛만 먹어보았다.

피스터블 초콜릿, 스페인서 사다.
신랑이 새로운 피스터블을 구해왔다.


반전이 있다.

피스터블 초콜릿은 싼 편이었다.

그 녀석에겐 더 비싼 초콜릿이 다음 타깃으로 대기 중이다.


둘째의 마음속에 또 다른 새로운 초콜릿이 꽂혔다.

이름하여, 두바이초콜릿!

여행 다녀온 후로는 줄곳 두바이초콜릿 노래를 부른다.

유튜브에서 쇼츠를 몇 번 보더니 역시나 사랑에 빠졌다.


결국엔 마음 약한 아빠가

당근 마켓에서 60,000원 하는 진짜 두바이초콜릿을 두 번에 걸쳐서 4개를 사줬다.

진짜 두바이 초콜릿


몇 번 먹으면 더 이상 찾지 않을 줄 알았다.

크기도 꽤 크니까 충분할 줄 알았다.

나는 맛이 없었니까, 둘째도 맛이 없다고 느낄 줄 알았다.


하지만 두바이초콜릿에 대한 둘째의 욕구는 더 심해졌다.


달라진 점이 있긴 하다.

찐 두바이초콜릿이 아니라,

반값의 수제 두바이초콜릿을 원한다.

당근에서 몇 개 사주다 보니, 둘째도 돈이 아깝기 시작했나 보다.

아님. 진짜가 아니라도 너무너무 먹고 싶었던가.


쿠팡에서 파는 수제 두바이 초콜릿을 사달라고 한다.

23,000원이다.

1개 사주고, 이제 그만!

"엄마 한 번만 더요. 한 번만 더요."

"그럼 이번이 마지막이다."

"마지막이니까 2개 사줄게."

2개 사주고, 이제 그만!

이 녀석은 차선책으로 수제초콜릿을 택했다.

수제 두바이 초콜릿


초콜릿을 다 먹은 어느 날!


주말에 갑자기 고개를 푹 숙이며 방으로 들어온다.

"엄마, 할 얘기가 있어. "


"2024년 10월 모일 탄생하신 두바이초콜릿이

2024년 10월 모일 모시에 사망하셨습니다. "

"정말 슬픈 일입니다."


우울하게 뒤돌아서서 나간다.

일부러 어깨를 툭 떨어뜨리고 터벅터벅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여준다.

동정심 유발 전법!


결국, 다 먹었으니 더 사달라고 하고 싶은데,

엄마가 도저히 사줄 것 같지 않자 꼼수를 낸다.

아! 난 이 모습이 너무 귀엽다.

진짜 너무 간직하고 싶다.

동영상으로라도 찍어서.


이미 난 몇 개라도 더 사줄 마음이긴 한데.

사망선고 이후에 아무 말도 없어 기다리는 중이다.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이 귀여운 녀석이다.


그 외에도 다른 버전의 두바이초콜릿에 대한 사랑은 여전히 넘친다.

짭, 짝퉁, 가짜 맛은 없나 보다.

한번 베어 물더만 먹지 않고 갖고만 있다.

절대 버리지 못하게 한다.

이것들은 3,000~5,000원인듯하다.

짝퉁 두바이 초콜릿


초콜릿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아들아! 그만 먹자.

이 썩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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