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상담소(가족 편)
올해 초 신랑이 또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는 고1 아들 때문에 갈 생각이 없었기에, 관심을 두지 않고, 조심히만 다녀오라고 수차례 둘째 아들에게 부탁을 하고 있었다.
이번 여행지는 뉴욕!
그들이 뉴욕 여행을 떠나기 3주 전
인사발령이 있었고 업무 일정상 휴가를 한주 미룰 수밖에 없었다.
첫째 방학에 라이딩을 하고 식사를 챙기고 할 일을 정해두었는데,
갑자기 개학을 해버리는 상황이다.
어쩌나, 고민이었다.
신랑과 둘째가 집에 없고, 첫째도 학교 가면 혼자 있어야 할 텐데, 뭐 하지?
주말 골프 라운딩에 신랑의 사촌누나를 만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OO 씨 왜 뉴욕 안 가? 진짜 좋은 기회인데, 다녀와. "
"언니 안 돼요. 첫째가 아직 고1이라 같이 있어줘야 해요. "
"그리고 여행은 다음 주 목요일이에요. 너무 촉박해요. "
말도 안 된다 생각했지만, 손은 이미 대한항공 어플을 열고 있다.
웬일. 티켓이 있다.
근데 생각보다 많이 많이 비싸다.
그래, 불가능한 일이야.
내가 지금 무슨 수로.
순간! 신랑이 "마일리지로 가면 되지."
"가족 마일리지 있을 텐데."
대한항공 마일리지 좌석을 찾아보니, 꽤 많이 있다. 마일리지 좌석이 이렇게 많은 때도 있었던가.
"진짜 써도 되는 거야? "
"그러려고 모은 거니까. 마음껏 사용해. "
의외의 쿨한 대답.
어차피 신랑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몽땅 사용해 버려, 나는 대한항공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래! 짧게 다녀와서 첫째도 케어하고 둘째와 추억도 쌓자.
일석이조다.
그러던 중 엄마가 쐐기를 박는다.
"둘째도 엄마 아빠 모두 함께 하는 여행을 좋아할 거야. "
"아빠랑만 가면 뭐 하니 엄마와의 추억도 필요하지. "
"첫째는 엄마가 챙길 테니 다녀와라."
오호라~ 울 엄마 최고다.
엄마의 응원을 등에 업고.
가자!
신랑과 아들은 5박 8일,
나는 3박 5일로 결정했어. 금, 토, 일, 월, 화
첫째 아들이 눈에 밟히니 뉴욕에 발만 담그고 오자.
자기 합리화 돌입!
어차피 방값은 안 들고, 비행기랑 먹고 노는 값뿐인데~
또 자기 합리화!
금요일 오전 비행기라 뉴욕에는 11시에 도착이다.
실질적으로 풀타임 3일 정도의 여행이다.
게다가 도착 시간이 바로 관광에 돌입할 수 있는 시간이다.
가방 하나 달랑 메고 공항으로 나섰다.
마치 가까운 근교를 가는 듯이.
뉴욕에서의 만남이라.
믿기지 않지만 신난다.
좁은 방, 물이 잘 빠지지 않는 욕조, 조식 식당 공사 등으로 안타까운 상황이었지만, ㅎ 그래도 즐겨보자.
여긴 바로! 타임스퀘어의 호텔이 아니던가.
그 정도는 눈 감아주자.
첫날! 호텔방에서의 재회, 이미 오전부터 한번 관광을 돌고 온 그들은 쉬고 있었다.
시차 적응이 되기도 전에 한국으로 떠날 예정이라, 우선은 타임스퀘어 근처 관광을 시작했고,
수많은 인파에서 여기저기 눈알을 굴리며 돌아다녔다.
특별한 것은 없다. 그냥 사진 찍기 좋은 곳일 뿐.
10년 전 방문했을 때 보다 훨씬 번잡해진 느낌이다.
무질서하고 더럽지만 사람들의 표정은 행복 그 자체다.
내가 머무는 3일 내내 스테이크를 먹는다는 아들에게 스테이크를 사주러 갔기 때문에 그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
가격은 넘사벽~ 3명이서 먹는데 기본 30만 원, 울프강은 한국에도 있다던데. 굳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
우선, 뉴욕 여행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