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상처 하나 없이 깨끗하다.
거리의 가로수는 잘 빗질해놓은 듯이 찰랑이고,
바람은 거리낄 것 없이 사람들 사이를 소소히 헤집는다.
밖이 참 잘났다.
잘난 것들 사이에 꼬질한 나도 끼어 있었더니
괜스레 내 모습도 윤택해진 듯 착각한다.
멀고도 가까운 스물다섯 살 사촌동생과
참 잘난 거리를 걸으니, 별이야기 아닌 것도 별이야기 같다.
우리가 가족이 맞기는 한가 보다.
스물다섯 해 만에 처음 단둘이 이야기하는데도
매일 보는 타인보다 확실히 넌 우리 같다.
오늘 나눈 우리 둘만의 이야기를 잊지 않기 위해 여기에 적어둔다.
몇 년 뒤 이 글을 다시 읽는 날이 온다면,
그리고 우리가 키득거리며 나눴던 비밀 이야기들이 현실이 되었다면,
다시 한번 서로의 팔뚝을 치며 웃다가
이내 비밀이 밝혀졌을 땐 셋이 웃고 있을 것 같다.
시덥지도 않은 우리의 비밀 이야기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 큰 이야깃거리가 되기를.
여기에 비밀로 적어뒀으니, 나중에 꼭 다시 읽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