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사랑이야.

by 익명의 에세이

혐오의 시대, 개인의 성과만이 우선시되는 무한 경쟁의 시대,

타인의 행복이 곧 나의 불행으로 번역된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을 남과 비교하며

상대를 끄집어내려야만 자신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로 인해

사랑은 설 자리를 잃었다.


길 위에서 서로 눈을 마주치는 일은 드물어졌고, 편지를 쓰는 사람은 거의 사라졌다.

같은 집, 같은 자리에 있어도 스마트폰 화면에만 몰두하는 연인.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연봉과 타는 차, 차는 시계를 자랑하기 바쁘고

"잘 지내냐"는 진심 어린 안부는 이미 사라져 버린 언어가 되어 버렸다.


웃으며 인사를 건네던 동네 구멍가게 아주머니는 사라졌다.

택배 상자만 쌓여 있는 현관문은 아무 말 없이 굳게 닫혀 있다.

녹슨 우체통은 편지가 아니라 고지서와 전단지만을 힘겹게 삼킨다.

일상의 틈새에서 사랑은 조금씩 사라져 간다.


우리가 당연히 누려야 했던 따뜻한 마음과 사랑은 이제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

사랑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괜찮다고,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주자.

항상 어딘가에 쫓기듯 살아가는 너에게 어깨를 붙잡고 안아 주고 싶다.

괜찮아. 그러지 않아도 돼. 너는 너 자체로도 귀해. 있는 그대로 말이야.


그러니 사랑하자. 너도, 나도.

사랑 없이 목메는 텅 빈 성공, 쌓인 돈은 숫자에 불과하다.

명예와 권력은 모래 위의 성처럼 무너진다.

다른 건 몰라도, 결국엔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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