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우아한 상영 종료를 위하여
바야흐로 '1인분'의 시대다. 혼자 먹고, 혼자 자고, 혼자 노는 것이 더 이상 궁상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이 된 세상. 하지만 우리는 이 1인분의 유효기간이 끝나는 지점에 대해서는 늘 입을 닫아왔다.
그래서 조금 발칙하고, 어쩌면 무겁지만 재밌는 상상을 시작해 보려 한다. 이 글은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혼자 살아가는 우리가 마지막까지 '나다움'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지독한 농담이자 다짐이다.
1. 1인용 세상의 완벽한 마감 처리
우리는 평생 나에게 최적화된 공간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인다. 1인용 소파, 1인용 침대. 그런데 떠날 때만큼은 여전히 '다인용(多人分)'의 무거운 예법에 묶여야 할까?
가끔은 블랙 코미디 같은 상상을 한다. 배달 앱으로 운구를 주문하고, 이케아(IKEA) 육각 렌치로 직접 조립한 자작나무 관에 눕는 상상. 누군가는 이를 '고립'이라 부르겠지만, 내게는 세상의 모든 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가장 완벽한 프라이버시의 완성이다.
2. 육개장 대신 하이볼을, 곡소리 대신 시티팝을
장례식장은 왜 늘 눈물과 육개장 냄새로 가득해야 할까. 내 마지막 엔딩 크레디트는 조금 더 '나'라는 사람의 취향에 가까웠으면 좋겠다.
슬픈 찬송가 대신 평생 즐겨 듣던 시티팝을 틀고, 조문객들에겐 획일화된 국밥 대신 내가 좋아하던 단골집 떡볶이나 시원한 하이볼 한 잔을 내어주는 거다. **"저 인간, 마지막까지 참 자기답네"**라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건 1인 가구로서 거둘 수 있는 가장 멋진 작별 인사가 아닐까.
3. 유품 정리, 지우는 것이 아니라 남기는 것
내가 떠난 방을 치우는 건 타인의 몫이겠지만, 그들이 마주할 것은 '폐기물'이 아니라 한 인간이 정성껏 일군 '우주의 파편'들이다.
현관 앞 뜯지 못한 택배 상자는 미련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꿨던 나의 생생한 의지다. 유품 정리는 물건을 버리는 일이 아니라, 한 사람이 세상에 머물렀던 '온도'를 정리하는 일이다. 내 방이 다시 비워질 때, 소독약 냄새 사이로 내가 즐겼던 커피 향 한 조각 정도는 남았으면 좋겠다.
마치며: 1인분의 우주는 실패하지 않는다
혼자 산다는 것은 자기 인생이라는 영화의 주연이자 감독이 된다는 뜻이다. 나의 마지막은 쓸쓸한 퇴장이 아니라,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무대의 불을 끄는 **'우아한 상영 종료'**여야 한다.
내 관이 1인용이라 좁아 보인다고? 걱정 마시라. 그 안엔 평생 지켜온 '자유'가 가득 차 있어 다른 사람이 들어올 틈조차 없으니까. 당신의 엔딩 크레디트에는 어떤 음악이 흐르길 바라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