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기본이죠"라는 거짓말

발전이라는 이름의 가스라이팅에 대하여

by 무명초

1. 경쟁은 성장의 엔진이다, 하지만...

인류의 역사는 경쟁을 통해 진보해 왔습니다. 0.1mm를 줄이기 위한 기업의 사투와 더 높은 사양을 향한 열망이 지금의 편리한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경쟁은 분명 우리를 어제보다 나은 곳으로 데려다주는 강력한 엔진입니다. 하지만 그 엔진은 과열되었고, 이제는 탑승자인 우리까지 소모시키고 있습니다.


2. '발전'과 '피로' 사이의 주객전도

진정한 발전이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발전은 기이합니다. 유튜브 리뷰어들은 체감조차 힘든 미세한 수치 차이를 근거로 수십만 원의 가격 인상을 정당화합니다.


냉정하게 따져봅시다. 스펙이 두 배가 되어도 행복이 두 배가 아니라면, 그건 발전이 아니라 '비용'입니다. 누구를 위한지도 모를 수치 놀음에 우리는 노동의 대가를 바치고 있습니다.


3. '기본'이라는 이름의 폭력

우리 사회를 가장 병들게 하는 단어는 어쩌면 ‘기본’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이 정도는 기본이죠." 누군가 멋대로 그어놓은 '기본'의 선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집니다. 모공 하나 없는 피부, 전문가급 사양의 기기, 나이에 걸맞은 커리어와 자산까지. 이 상향 평준화된 기본을 맞추느라 우리는 끊임없이 스스로를 '부족한 사람'으로 몰아세웁니다. 기준은 필요하지만, 그 기준의 주인이 내가 아닐 때 우리는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4. 나만의 '행복 수치'를 점검할 시간

우리는 제품의 스펙은 꼼꼼히 따지면서도, 정작 내 행복은 점검하지 않습니다. 타인의 기준으로 완성한 삶은 박수는 받을지 몰라도, 스스로를 위로하지는 못합니다. 이제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때입니다.


오늘 나는 웃었는가?


내가 선택한 일에 만족했는가?


남이 아니라 ‘나’에게 떳떳했는가?


행복은 왜 스펙에 포함되지 않는 걸까요?


5. 이제 남의 기준을 졸업하겠다

진정한 발전은 남보다 앞서가는 것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조금 더 여유로워지는 것입니다. 타인의 눈높이가 아닌 **나만의 '충분함'**을 정의할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주권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 세상이 만든 스펙 시트에서 로그아웃합니다.


결국 우리는, 누구의 기준으로 살고 있는 걸까요. 오늘만큼은 남이 아닌 나에게 이 말을 건네봅니다.


“이 정도면 충분해. 수고했어, 나.”


혹시, 요즘 당신을 가장 피곤하게 만드는 '기본'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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