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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놀낢 Mar 17. 2022

27_뷰카(VUCA)시대의 MZ 세대

서핑시즌

VUCA 시대
V:Volatility 변동성
U:Uncertainty 불확실성
C:Complexity 복잡성
A:Ambiguity 모호성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를 넓히면서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감성적 거리도 몇배씩 멀어진 것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증명되었다. 그로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기업의 조직문화일 것이다. 일상화된 재택근무로 동료와의 잡담이 없어졌고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이니 시스템간소화 등으로 일상적인 협업요청도 쉽지가 않다. 단적인 예로 직장내 괴롭힘 신고건수는 팬데믹 1년차에 이미 40%가까이 늘었다. 소통이 줄어들자 오해는 늘어나고 갈등을 해소할 방법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불편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IUBH대학에서 여러 연구를 검토해 MZ세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의 공통분모를 뽑았는데 그들이 정리한 네 개의 기준 중 하나가 ‘비대면’이었다. 꼭 조사 결과가 아니더라도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전화보다 문자를 선호하고 사람보다 AI를 편하게 생각하니 비대면 상황의 근무 환경은 어쩌면 그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미래의 근무형태일지 모르겠다. (실제로 젊은 직원이 많은 위메프의 재택근무 만족도는 89%였다.)


출처: 업무환경과 AI (오라클 2020)


반면 팬데믹 1년차에 오라클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은 재택근무 선호도 조사에서 글로벌 평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았는데 아마 현재 경제활동을 하는 인구 중 베이비붐 세대가 수적으로 많기 때문 인 것 같다. 이 두 개의 수치만 봐도 베이비부머와 MZ세대의 갈등이 그려진다. 일과 삶의 완벽한 분리를 주장하고  작지만 확실한 행복에 집착하는 신입사원과 회사에 청춘을 바친 베이비 부머는 누가 봐도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기는 하니까.


불확실의 시대

모든 것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지금의 가장 큰 피해자는 사실 MZ세대일 것이다. 온실에서 자라온 아이들은 안전하지 못한 지금의 환경을 엄청난 스트레스로 받아들인다. 요즘 신입사원들이 일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명확하게’ 인데 그들은 확실성을 신봉하고 명확한 사람을 유능하게 생각한다. 가장 큰 불만도 상사의 모호한 디렉션에서 나온다. MZ세대를 대하는 매니저들은 요즘 신입직원과 일하려면 마치 기계에 명령어를 넣듯이 업무지시를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안전하고 정확한 일처리를 선호하는 온건한 세대는 모험과 실험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할까.



여러모로 우울하기 짝이 없는 세월이다. 전쟁이 터지고 직장이 흔들리고 가족이 병에 시달린다. 하지만 뷰카시대라고 거창하게 정의한 혼돈의 시대에도 어떤 사람들은 크게 성공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 시대가 영원하기를 바란다. 어쩌면 우리는 운이 좋은 세대일지 모른다. 세기의 부자들은 언제나 혼돈의 시기에 태어나지 않았던가. 매일 매순간의 변동성을 게임처럼 즐기는 서퍼들이 그들이다.  


호기심에 관한 연구 중 재미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변화와 도전에 대한 열정이 식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뜻밖에도 변화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그룹은 30세 미만의 청년그룹이었다고 한다. 그들은 새로 나온 어플리케이션을 가장 먼저 테스트하는 정도의 호기심을 보일 뿐 더 이상의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히려 40대 50대의 그룹이 훨씬 도전적이었다고 하는데 어쩌면 데드라인이 가까워져 더 크게 베팅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결과였다. 흔히 나이들수록 가진 것을 지키기위해 더 안전을 찾게되리라 짐작하지만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안주할만큼 성공하지 못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그만큼 적기도 하고 나이가 든다고 자연히 성공을 이룰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니까.


하지만 도전 기회는 나이가 들면 확실히 줄어든다. 다시 없을 기회라는 것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더 도전적이고 모험적인 선택들에 개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다. 반쯤 돌아선 나이가 되자 나도 역시 그렇다. 지나온 기회들이 후회스럽고 망설였던 시간이 안타깝게 느껴진다. 살면서 두번, 세번의 큰 파도가 있었는데 두번째, 세번째 파도를 제 때 올라탔다면 더 멀리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지금 이 파도를 즐기지 못하는 온건한 세대에 알린다.

곧 서핑시즌은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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