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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이머쓱 Nov 07. 2020

'이름' 하나로 감정을 흔드는 방법

카피라이터의 네이밍 공부

'이름 하나로 감정을 흔드는 방법' 이거 하나에 마음이 움직여서 클릭을 하셨다면 이름 짓기 즉 '네이밍'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신 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내용은 책 '한마디면 충분하다'의 일부분을 공부하며 짧게 정리한 바임을 알려드립니다. 지금부터 함께 네이밍에 대한 공부를 시작합니다.



자, 그러면 먼저 이름 하나로 감정을 흔든 예시를 들어볼까요?


이름 하나로 감정을 흔든 실제 예시 1.
본죽은 '불낙죽' 하나로 2016 수능날에만 2만 그릇을 판매했습니다. 매운낙지죽을 그날을 위해 '아니 불에 떨어질 낙'을 써서 '시험에 떨어지지 않는 죽'이라는 뜻을 만들었습니다.

이름 하나로 감정을 흔든 실제 예시 2.
미국과 쿠바가 국교정상화 선언을 하자마자 CUBA라는 펀드상품이 배로 뛰었습니다. 이 펀드는 쿠바와 전혀 상관이 없는 미국의 주식 투자 상품이었습니다.

이름 하나로 감정을 흔든 실제 예시 3.
중국 대학 졸업반 학생들은 자기네 학교는 놔둔채 비행기를 타고 이화여대까지 와서 졸업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입니다. '이화'가 중국어로 돈을 벌게 한다는 뜻(리파:利)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이름 하나로 감정을 흔든 실제 예시 4.
대한민국 대표 건설사 아파트 이름은 대림건설-e편한세상, 대우건설-푸루지오, 삼성물산-래미안, 한화건설-꿈에그린, 동원건설-동원로얄듀크, 금호건설-어울림, 중흥건설-중흥S-클래스 등.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상케 합니다.

이름 하나로 감정을 흔든 실제 예시 5.
영화제작자들이 영화공식을 '영화제목=관객몰이'로 인식합니다. '판문점'이 < 공동경비구역 JSA> 가 되었고 '날 보러 와요'가 <살인의 추억>이 되었으며 '밤의 열기 속으로'가 <추격자>가 되었습니다.

여기까지 잘 지어서 잘 된 이름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면 이름으로 손해를 본 예시도 한 번 살펴볼까요?

1. 다시 묻게 되는 이름
발음하기가 어렵거나 한 번 듣고 언뜻 이해하기 힘든 이름을 지으면 재구매 빈도가 줄어듭니다. 이름을 알아야 다음에 또 구입하기가 쉬워 지니까요.

한국에서 파는 와인 이름이 대표적입니다. 한 번 마셔보고 다음에 또 사려고 하면 이름을 기억해내기 어렵습니다. 카스텔노브륏리저브 와인과 크리스링랜드노스바로사빈트너쉬라즈 와인. 교수님이 서술형으로 문제를 내신다면 그냥 틀리라는 문제입니다. 

2. 약어가 들어간 이름
기업체 이름이나 상품명에 줄임말을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속열차 SRT의 뜻을 아시나요? Super Rapid Train 또는 SR이 운영하는 Train의 약어라고 합니다. 맞추셨다면 대단하시네요. 저는 틀렸습니다. 

그러면 XTM이나 JDX는 뭘까요? XTM은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전문 케이블이고 JDX는 아웃도어 브랜드입니다. 아무튼 고객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약어나 추상적 문구는 좋지 않습니다.

3. 특수기호나 부호가 들어간 이름
농협신용카드 이름 중에는 '#ing+'라는 게 있습니다. 어떻게 읽으시나요? 저는 샵잉뿔이라고 읽어버렸습니다. 정답은 '샵핑플러스'라고 하는군요. GGIO2는 어떤가요? 저 2는 작은 2로 O의 오른쪽 위에 붙어있어야 합니다. 저는 이것도 지..오투제곱..?이라고 읽어버렸습니다. 답은 지오투였습니다. 

달콤커피를 아시나요? 달콤커피의 간판은 dal.komm COFFEF입니다. 읽을 때 닷을 넣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조금 고민이 됩니다. 호흡이 한 번에 가지 않게 되죠.

4. 지나치게 긴 이름
이름이 길면 외면당하기 쉽습니다. 긴 이름으로 대표적인 것이 법 이름과 증권펀드 이름입니다. 한국의 법 중에 이름이 80자가 넘는 게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 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의 시행에 따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산의 관리와 처분에 관한 법률'입니다. 우리가 아는 법은 김영란법처럼 짧은 이름입니다. 

펀드 이름도 한 번 보겠습니다.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H환헷지주식-C1... 더 예시를 들고 싶지만 손이 지겨워해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이름으로 인해 손해를 보는 예를 보면서 반대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이름을 짓는 법을 힌트로 얻게 됩니다. 여러분이 제목에서부터 궁금해하셨던 방법을 공개합니다.

이익을 얻는 이름 짓는 법

1. 소비자가 쉽게 기억해서 이름에 익숙해지도록 하기 위해서 일단 부르기 쉽게 짓기
좋은 예시) 편의점 위드미의 숙취 해소 아이스크림 이름은 '견뎌바'. 먹는 다이어트 보조제 이름은 '없었던 일로'. 소파와 안란의자 등을 만드는 노르웨이 브랜드 스트레스리스Stressless. 레고Lego는 '잘 놀아요'라는 덴마크어 leg godt를 합친 것으로 사명 자체는 '잘 놀자'. 미래에셋생명의 'The 드림 보험' 등.

2. 약어를 사용하거나 인지도가 약한 이름을 써야 할 때는 서브네임 또는 태그라인을 함께 쓰기
좋은 예시) 미국의 금융회사 캐피털 원 파이낸셜은 회사 이름 밑에 '당신의 지갑엔 지금 뭐가 들어 있는가?'라는 문구를 서브네임으로 넣었다. 여기서 지갑이란 말은 주머니에 들어있는 지갑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의미한다. 캐피털 원 파이낸셜이 앞으로 그 자산을 불려줄 회사라는 점을 알리는 것이다.

3. 한 호흡에 쭉 읽를 수 있도록 짓기
좋은 예시) 로켓배송, 푸르지오, AZ버거 등

4. 이름은 가급적 길지 않게 짓기
좋은 예시) 부동산 앱 이름 '직방', 미용회사 에네스티 화장품 이름 '수안수' 등

5. 상품 이름에 감정 담기
좋은 예시) 웨이크메이크의 루즈봄브매트는 그냥 빨강이 아니라 '극강레드'. 메디힐 마스크팩은 '수분폭탄 마스크팩'. 굽네치킨의 매운 치킨은 '화산 치킨', 소스는 '마그마 소스'. 수분크림이 아니라 '수분장벽크림' 등.




여기까지 '이름' 하나로 마음을 흔드는 방법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이러한 네이밍의 법칙을 활용해서 좋은 일을 불러오는 이름을 짓기를 바랍니다.

모두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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