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가 내 분량이다

by 다혜로운

브런치에 또 떨어졌다. 세 번째다.

이번 탈락 메일은 오히려 반가웠다.

글을 쓰고 모아놓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브런치 작가 지원서는 결국

“무엇을 쓰느냐”를 말해야 한다.

네 번의 똑같은 질문에 대답이 달라지고 있다.

내 결을 알게 된 만큼 내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내 색깔이 없는 것 같았는데,

이제 흐릿하게 보인다.

글을 쓰다보니, 내 마음이 향하는 곳도 보인다.


나는 일상에 스치는 순간에 종종 머물곤 한다.

그 잠깐이 선물처럼 느껴져서

붙잡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래서 나는 그 순간을 말했고, 가끔은 글을 썼다.

써 놓은 글을 보니, 글의 양이 손바닥만 하다.

글자 수는 평균 524자.

500ml 생수와 비슷하다.

손에 들기에 부담 없고, 하루에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양.


조금 덜 쓰는 날도 있고, 더 쓰는 날도 있겠지만

오늘도 500자다.

역시, 500자가 내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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