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이 남지 않기를

by 다혜로운

엄마와 통화하다가 툭 튀어나온 말이 내내 걸렸다.

해야 할 말이어서 나왔다고 넘기기엔,

괜히 큰 스트레스를 준 것 같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 더 참았어야 했다는 마음이 커졌다.

겨우 사십 킬로를 넘기는 엄마는

그런 말을 오래 마음에 두는 사람이니까.


멀리 살아서 갈 수는 없고,

대신 마음을 보내기로 했다.

온라인 홈플러스에 들어가

엄마가 좋아하지만 사지 않는 것들을 골랐다.


곶감, 건과일, 치즈, 버터, 땅콩버터, 갈비.

계란이 세일하길래 한 판을 담았다가 다시 뺐다.


“엄마, 이것저것 보내려고 해.

내일 배송시간 언제 할까?

크리스마스 선물이야. 맛있게 드셔."


엄마의 표정이 목소리에서 보였다.

뭘 보냈는지 궁금해했지만,

받기 전까지 모르는 게 선물이라며 통화를 마쳤다.

보낸 것들이 엄마 앞에 놓일 때면,

그 말이 남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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