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배춧국에 밥을 말아 간단히 차렸다.
아들은 한 숟가락을 남겼다.
더 이상 먹을 수 없다길래
나를 설득시키면 남겨도 된다고 했다.
아들은 네 가지 이유를 말했다.
첫째, 국물이 식으니까 뜨거울 때보다 더 짜게 느껴진다. 나트륨을 많이 먹으면 점점 짠맛을 찾게 된다고 과학책에서 봤다. 이 한 숟가락은 더 짠맛을 찾게 해서 몸에 안 좋을 것 같다.
둘째,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류현진 선수가 “밥은 많이 안 먹고, 여러 가지를 조금씩 먹는 걸 좋아한다”라고 했는데, 나도 그렇다. 엄마가 다른 것 없이 이것만 줬다. 국과 밥을 충분히 먹었다.
셋째, <카카오프렌즈-중국 편>에서 봤다. 중국에서는 음식을 다 먹는 게 예의가 아니랬다. 홍콩 여행에서 그 말이 생각나서 완탕면은 파 건더기를 남겼고, 말차 타르트는 부스러기를 남겼다. 홍콩 여행이 그리워서 남겼다.
넷째, 내가 좀 뻔뻔스럽다. 말이 안 돼도 엄마가 이해하고 남기게 해 달라.
아이는 밥 한 숟가락을 남기기 위해,
자기가 보고 들은 것과 다녀온 곳,
그리고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꺼내 놓았다.
밥 한 숟가락은 결국 남았다.
말은 더 오래 남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