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뒤로 두는 이유

by 다혜로운

아이들 챙기고, 저녁 챙기고, 정리한 뒤에야

내 시간이 조금 생긴다.

그 시간을 쓰고 나면 화장을 지운다.


요즘처럼 건조한 날엔

얼굴이 땅기는 걸 수시로 느끼지만,

그저 느끼기만 한다.

손과 얼굴 사이의 거리가 유독 멀다.


집에 가자마자 바로 챙겨야지 하고

여러 번 다짐했지만,

이것저것 챙기다 보면

자정이 돼서야 ‘또 이랬네’ 하고 알게 된다.


내 얼굴을 챙기는 일

정말 간단한데.

금방 끝나는데.


나는

왜 나를 뒤로 두는가.


혹시,

주위를 챙긴다고 하면서

게으름을 포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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