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내 낼 수 없다

by 다혜로운

주말 아침, 남편과 해장국을 먹으러 갔다. 이른 시간부터 어르신 두 분이 소주를 마시고 있었고, 우리는 그 옆에 앉았다. 잠시 뒤, 어르신이 사장님에게 말했다.

“소주 반 병만 먹을 수 있을까?”


친근함과 무례함 중간쯤이었다. 나와 남편은 눈이 마주쳤다.


사장님은 망설이지 않았다.

“어머. 어떻게 알고 딱 반 병이래. 좀 전에 손님이 나 먹으라고 반 병 두고 가셨는데. 그거라도 괜찮으면 드릴까요?”

어르신은 두 손으로 소주 반 병을 받았다.


언젠가 손님이 콩나물을 더 줄 수 있냐고 했더니, “여기 콩나물 듬뿍!”을 외쳤다.

땀 흘리며 먹는 손님 앞에 휴대용 선풍기를 놓았다.

친절이 과해서 뮤지컬 배우가 떠올랐다. 식당이 무대 같았다.


나는 계산하면서, 사장님이 장사를 정말 잘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저는 사장 아니에요. 직원이에요.”



오늘 굴 미역국을 끓였다.

한 놈은 굴을 더 달라고 하고, 한 놈은 덜어달라 했다.

나는 주는 대로 먹으라고 했다.


사장 같은 직원이 자주 생각난다.

생각은 나지만, 흉내 낼 수 없다.

나는 장사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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