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지 않은 하루

아이들 때문에

by 다혜로운

오늘, 아이들 때문에 새벽부터 움직였다.

이번 주 내내 새벽기도회에 참석하면

선물이 있다는 말이 아이들을 움직였다.

나와 남편은 쉬자고 했지만, 아이들의 의지가 더 강했다.

4시 50분에 출발하면서 알람을 끄지 않은 걸 후회했다.


아이들 때문에 움직이는 일들은 많다.


바다에 가면 그렇다.

어른들끼리라면 카페에 앉아 바다를 볼 테지만,

아이들과는 앉을 틈이 없다.

바닷물이 몸에 닿아야 하고, 적셔져야 한다.

그 안에서 조개를 줍고, 꽃게를 본다.

돌을 뒤집어 소라도 찾는다.

그제야 풍경이던 바다는 경험이 된다.


보드게임도 한다.

제일 안 하고 싶은 카탄 확장판은 한 판에 두 시간이 넘는다.

시나리오마다 규칙과 아이템이 달라지고,

점수 내는 방식도 다르다.

다른 전략을 써야 했다는 걸 알아차릴 때,

이미 게임은 끝나 있다.

두 시간을 써야 알게 되는 게 있다.


오늘도 그렇다.

배고프다는 아이들 때문에 7시에 떡국을 끓였다.

네 식구가 아침을 먹고, 출근하는 아빠를 배웅했다.

뒹굴며 만화책을 보는 지금은 9시.

이 글을 쓰고 나면 빵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만 설레어하는 다음 경험이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은 피곤하지만,

귀찮았던 순간 하나하나가

하루를 조금 더 두껍게 만든다.


그러나, 지금 나는 정말 피곤하다.

카탄확장.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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