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의 계산

by 다혜로운

5년 동안 함께 모였던 이에게,

모임이 끝난다는 말을 들었다.

길게 이어진 통화가 끝나자,

누구 책임이 더 큰지 계산하고 싶어졌다.


모임의 시작과 끝을 갑자기 결정한 그의 책임인지,

그런가 보다 하며 따랐던 이들의 책임인지.

별로라는 말에도 자기 방식을 유지한 그의 책임인지,

다른 방식을 끝까지 말하지 못했던 이들의 책임인지.

해야 할 것만 하고 떠나기 바쁜 그의 책임인지,

더 함께 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않았던 이들의 책임인지.

모임을 끝내면서 문자 하나 없는 그의 책임인지,

쓴 마음을 세면서 오지 않을 연락을 기다리는 내 책임인지.

이 마당에 누구의 책임을 가리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이 무의미한 것을

너무나도 하고 싶다.


이렇게라도 쓰지 않으면

마음 있을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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