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글 쓰라는 말을 자주 했다.
학교 숙제 없으니까, 새로운 경험을 했으니까, 방학이니까.
쓸 이유는 늘 있었다.
글 쓰라는 잔소리에
아이들은 쓰는 날 보다 안 쓰는 날이 더 많았다.
내가 옆에 있으면 썼지만,
자리를 비우면
쓰라는 말도, 쓰는 시간도 사라졌다.
방학인 요즘, 글 쓰라는 말이 툭툭 튀어나온다.
이상하게도 아이들은 쓰는 날이 늘었다.
이유를 물어봤다.
"예전에는 글 쓰라는 말이 질색팔색이었는데,
지금은 질색이야."
"팔색은 왜 없어졌어?"
"엄마가 쓰니까."
아이들은 부모의 말이 아닌 행동을 보고 있었다.
아들이 곧바로 말했다.
“내가 더 안 쓰면,
엄마가 이제는 글 쓰는 학원 보낼 것 같아.
학원 안 가려고 쓰는 게 99%야."
의도하지 않았지만,
글 쓰는 내 모습은 아이들에게 협박이 되어 있었다.
나는 무엇을 하기 전에 많이 망설였다.
하고 싶은 것을 해도 될지,
아이들이 있는데 내 시간을 가져도 될지.
아이들의 글쓰기 이유를 듣고,
생각이 바뀌었다.
내게 좋은 것을 하는 일이
나만을 위하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고.
이유가 뭐든 상관없다.
좋아서 쓰든,
학원을 가기 싫어서 쓰든.
쓰고 있다는 걸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