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썼기에

by 다혜로운

몇 년 동안 함께했던 모임이 없어진다는 말을 들었다.

그 후, 내 마음은 널뛰었다.

운전을 하다가도, 설거지를 하다가도,

여러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왔다.

모임이라 쓰지만,

그보다 더 많은 것을 주고받은 자리였다.

모임을 이끌었던 그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으면서도,

그를 향한 실망감과 서운함이 더 컸다.

꿈에 그가 나왔다.

그의 눈을 볼 수 없었다.

그가 준 편지를 읽을 수 없었다.

무의식에서도 마음이 요동쳤다.

여러 번 전화하고 싶었다.

불편한 마음을 말하고 싶었지만,

내 마음은 너무나도 날것이었기에 말하지 않았다.

대신, 내 마음을 썼다.

그가 나온 꿈을 썼다.

말하지 않을 글,

보여주지 않을 글,

보여주면 안 되는 글.

글에서 나는 거침이 없었다.



오늘, 그에게 전화가 왔다.

"전화가 좀 늦었다,

모두가 힘든 시간인 줄 안다,

힘든 결정이었다."

통화는 짧았고 설명도 적었지만,

그의 말에 나는 끄덕였다.


나는 천천히 말했다.

“전화할까 고민하다가 못했어요.

통화하고 싶었는데 전화해 줘서 고마워요.

그동안 정말 수고하셨어요."


이미 글로 썼기에 아무 말이나 나오지 않았다.

그 덕분에 나는 "수고하셨다, 고맙다."

말할 수 있었다.


그 말은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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