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작하다고 붙이는 이름

by 다혜로운

“며칠간 몸살 기운이 있었어.

병원은 안 갔지. 손주 봐주러 다녀왔어."


엄마의 말에

아이를 봐주는 일이라도

아픈 할머니가 오는 게 뭐가 반갑겠냐고 말했다.


엄마는 아픈 티가 안 났을거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며느리가 남은 감기약을 줬고,

먹었으니 곧 나아질 거라고 말했다.

독감일까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엄마와 좋게 통화하려고 했는데,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이 여럿이었다.

결국 짜증 섞인 목소리로 통화를 끊었다.


왜 엄마의 생각은 늘 한쪽으로만 흐를까.



엄마는 조심해야 할 몸이라

한 달에 한 번 대학병원에서 진료를 받는다.

그 사이에 아프거나 불편함이 생기기도 하는데,

엄마는 버틴다.


우리 집 계단에서 발을 삐끗했을 때도 그랬다.

발바닥과 발등에 멍이 들었고, 걷기기 어려웠다.

아무래도 골절 같았다.


병원에 가자고 했지만,

엄마는 찜질하면 된다며 가지 않았다.

발 사이즈가 230인 엄마의 발이 점점 커졌다.

250짜리 내 신발을 신고 집으로 갔다.


집에 가서도 보름을 넘게 버틴 엄마는

정기검진 때 골절 진단을 받았다.

두 달 동안 반깁스를 했다.



엄마와 전화 후,

마음은 가라앉고, 생각은 멈추지 않는다.

아끼고 참는 쪽으로만 향하는 생각은

사람을 참 납작하게 만드는 것 같다.


엄마는 오랫동안 그 방향이어서

많이 납작해져 있다.

나는 오늘에야

엄마의 상태에 이름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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