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감귤류를 많이 얻어 왔다.
누굴 주기에는 애매한 것들이
냉장고와 현관에 한가득이었다.
먹어서 해결할 양도 아니어서
귤을 보면 마음이 무거웠다.
더는 미룰 수 없어서 다 까기로 했다.
주스를 만들어 얼리고,
잼을 만들면 될 것 같았다.
나는 일을 처리하듯 껍질을 까기 시작했다.
아이들도 옆에서 함께 귤껍질을 깠다.
흑백요리사에 빠져 있는 아이들은
‘귤지옥’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어떻게 음식에 응용할지 이야기를 나눴다.
나에게만 집안일이었고,
아이들에게는 놀이였다.
그렇게 두 시간 동안 껍질을 까고 즙을 냈다.
주방에 껍질이 쌓였다.
할 일로만 보였던 시간이
아이들과 보낸 시간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