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가지치기 중

by 다혜로운

일을 하고 싶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돌이켜보면 나는

하고 싶은 것보다는 될 것 같은 것을 선택했고,

요구나 상황에 반응하며 살아왔다.

학교를 정할 때도, 직장을 선택할 때도,

결혼 시기도, 임신도, 이사도 그랬다.


“언제쯤 생각하고 있어? 계획이 뭐야?”

내 대답은 대부분 비슷했다.

“글쎄. 그때 상황 봐야지.”


그렇게 살아야 했던 이유도 있었다.

계획을 세우고 이루어가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내 성향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도 삶의 방식이니까.


다만 그 방식으로 살다 보니

내가 원하는 것을 몰랐고,

갑자기 하고 싶은 것은 준비가 안 돼 있었다.

시간이 지나고 남는 것은

아쉬움과 자책, 그리고 미련이었다.


미련으로 남은 것,

그래서 애매하게 붙잡고 있던 것을

하나씩 가지치기하려 한다.

하고 싶은 것을 망설이다가 못한 것인지,

원하지 않는데 원한다고 착각한 것인지,

할 수 없는 것을 붙잡고 있었던 것인지.


그렇게 비워낸 자리에서

익숙한 것이 더 선명해질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것이 보일지 모르겠다.


지금은 가지치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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