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세와 카드값을 내일은 내야 해요.
오백만 원만 미리 좀 주세요. 형님.
주시기로 했잖아요."
“내가 준다고 한 적 있냐. 네가 달라고 한 거지.
내가 왜 주냐. 나도 돈 없다."
조용한 카페에 두 남자가 들어왔다.
내 앞에 마주 보며 앉은 둘은
큰 목소리로 공간을 채웠다.
처음에는 큰소리가 불편했지만,
어느새 그들의 돈 이야기에 집중하게 됐다.
형님이라 불리는 사람은 건축업 대표,
동생인 사람은 그 현장의 노동자였다.
동생은 처음에는 월급을 많이 달라고 했다가
월급을 가불해 달라고 말을 바꿨고,
나중에는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
형님은 표정 없는 얼굴로 앉아있었다.
형님의 무반응에 동생은 점점 흥분했다.
제스처가 커졌고, 곧 탁자를 칠 것만 같았다.
내가 자리를 옮기려는데 마침 둘이 일어났다.
동생은 형님에게 팔짱을 꼈고,
형님은 그대로 두었다.
그 둘의 팔짱은 처음 본 종류의 것이었다.
동생에게는 형님을 놓지 않겠다는 협박 같았고,
형님에게는 흔들리지 않으려는 버팀 같았다.
팔짱이 그렇게 차가운 것이었나.
둘은 가장 가깝게 있었지만
그 보다 멀어 보일 수는 없었다.
둘 사이에는 돈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