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초등학교 기초학력 협력강사를 알게 됐다.
이력서에는 최근 3년 이내의
학교경력을 적으라고 되어 있었다.
나는 출산 전에 수학을 가르쳤다.
지금은 적을 수 있는 경력이 없었다.
그래도 썼다.
용기인지, 간절함인지 모를 마음으로
십 년이 지난 경력을 적고, 자기소개서를 썼다.
이력서는 교무실로 직접 제출해야 했다.
비 오는 날 운전대를 잡으면서도,
50분을 운전해 도착한 학교 앞에서도,
빈 교무실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면서도,
내지 말고 돌아갈까 망설였다.
그래도 냈다.
내가 쓴 시간과 마음을
나 스스로 가볍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결과가 하나씩 문자로 왔다.
“서류 심사결과 불합격하여...”
어떤 날은 눈물을 흘렸고,
어떤 날은 무의미한 일을 그만두고 싶었다.
그래도 다시 냈다.
애매하게 멈추면 미련이 남을 것 같았다.
더 지원하면 됐을 거라고 포장할지도 모른다.
3주 동안 같은 일을 반복했다.
망설임도, 마음도, 결과도 다 반복이었다.
3주 전에는 합격이 성취인 줄 알았다.
마지막 불합격 문자를 받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래도 했다.아쉬움이 없다.’
그것도 성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