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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 변호사 Jul 15. 2024

만보 대신 골프연습

투 두 리스트

작년 10일부터 4주에 30만 보 걷기를 해왔다. 절친 2 사람과 만보계(萬步契)를 만들어서 내기를 했다. 4주 동안에 30만보를 채우지 못한 사람은 나머지 2 사람에게 각 5천 원씩 주기로. 


삼성 헬스 앱에서는 만보 걷기 대회를 만들 수 있다. 최장기간 4주다. 그러면 4주 동안에 걸은 누적 걸음수가 기록이 된다.


금액을 크게 하지 않은 이유는 금액이 커지면 만보 걷기에 목숨을 걸거나^^ 부담을 느껴서 만보계에서 조기 탈퇴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반대로 돈을 걸지 않으면 제대로 수행하지 않을 수 있다. 골프를 칠 때 천 원짜리 내기라도 해야지 스코어를 정확하게 기록하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렇지 않으면 멀리건과 퍼팅 컨시드를 남발하게 된다)


4주에 30만보를 채우려면 주말은 쉰다고 치고 평일에는 하루에 만 오천 보는 걸어야 한다. 모자라는 걸음 수는 주말에 채운다. 


만 오천보를 걷기 위해서 출근길에 집에서 정자역까지, 그리고 강남역에서 사무실까지 전철 2 정거장 거리를 걷고(4 천보), 피트니스 센터의  트레드밀에서 40분을 걷는다. 그러면 출근 전에 만보가 완성된다.


나머지 5 천보는 낮에 생활하면서 이리저리 걸어서 만들었다. 만 오천보가 안될 것 같으면 퇴근길에 전철역 한 정거장, 또는 두 정거장 거리를 걸었다. 


그렇게 작년 10월 3일부터 시작했고 거의 대부분 성공했다. 절친 2 사람도 거의 대부분 성공했다. 


이제는 만보계에서 탈퇴하려고 한다. 대신 골프연습을 하루에 1시간씩 하기로 했다. 


만보 걷기나 근육운동은 운동을 마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골프연습은 좌절감을 주기 일쑤다. 


그렇지만 죽기 전에 싱글 스코어를 한 번이라도 기록해야겠다. 고반발 드라이버 같은 노인용 도구는 쓰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근력은 넘친다. 


골프는 난제를 푸는 일이다. 정말 헷갈린다. 벽에 붙어 있는 텔레비전 뒤에 있는 콘센트에 플러그를 끼우는 것과 같다. 눈에 보이지 않으니 더듬더듬 대충 지레짐작으로 끼우는데 어떨 때는 한 번에 쑥 들어가고 어떨 때는 팔이 아파 올 정도로 헤맨다. 


골프는 이론과 연습이 병기되어야 하고 - 머리만 가지고 하는 마작 같은 것과 다르다 - 결국은 자기 나름대로의 스윙 이론을 구축하고 그대로 실행해야 한다. 사람마다 몸의 구조나 형태, 기능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레슨 프로는 소용이 없다. 그냥 일반적인 이야기만 줄곧 해댈 뿐이다. 사람마다 머릿속에 엉켜있는 부분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정말 훌륭한 프로라면 레슨을 받는 사람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그렇게 하는 레슨 프로는 없다. 그저 시간 때우기에 그친다. 하기에 레슨 프로 입장에서는 선수를 육성하는 것도 아니고 다 한물간 아저씨, 아줌마들인데 뭐가 그리 열심히 가르치고 싶겠는가. 


집 근처의 실내 연습장에서 early bird 회원권 6개월치를 끊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입장을 할 수 있는 회원권이다. 따라서 출근 전에 연습장에 들러야 한다. 


2주 전부터 시작했는데 1시간 동안 골프연습을 하고 나면 허리 등 몸이 다소 뻐근하다. 그러나 근육운동도 해야 하므로 골프연습 후에 사무실 근처의 피트니스 클럽에 들러서 근육운동을 하고 출근하는 것을 루틴으로 만들었다.


오늘은 새벽에 사무실에 갈 일이 있었다. 머릿속에 골프 연습과제가 뱅뱅 돌았다. 오후 4시 이전에 연습장에 가기 위해서 오후 3시에 조기 퇴근했다.


이런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처럼 새벽에 출근해서 - 한가로운 지하철의 혜택!! - 피트니스에 들러 근육운동을 하고 일을 하고, 오후 3시에 퇴근하여 골프연습을 하고 집에는 오후 5시경에 들어간다. 저녁 먹는 시간인 7시까지 책을 읽거나 마작 공부를 한다. 


중요한 것은 유연성이다. 아침에 골프연습을 할 때도 있고 일찍 퇴근하여 골프연습을 할 때도 있어야 한다. 


to do list에 정해 놓은 할 일은 그날 안에 다 해치우면 되는 것이지 꼭 순서대로 할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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