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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한 짓

감정

by N 변호사

무엇을 잃어버렸을 때 여기저기 뒤지면서 찾는다. 원천적으로 거기에 있을 수가 없는 곳을 뒤집어본다든지, 한 번 찾았던 곳인데도 또다시 거기를 찾는 행위를 반복한다.


컴퓨터를 하다가 뭔가 오류가 났을 때 계속 같은 시도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조금 전에 그 과정을 거쳤음에도 같은 과정을 계속해서 되풀이 한다. 속절없이 시간만 간다.


요즘은 자동차가 좋아져서 그런 일이 거의 없어졌지만 옛날에는 자동차가 길에 서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럴 때 운전자는 보닛(bonnet)을 열고 들여다본다. 마치 자신이 자동차를 고칠 수라도 있는 사람인 것처럼.


살면서 다방면으로 이런 짓을 계속하고 있다. 신이 없는 줄 알면서도 기도하는 것을 포함하여.


쓸데없는 짓을 하지 말라고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기계는 그렇지 않다. 기계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감정에 휘둘려서 오류를 반복한다. 감정이 풍부하다고 바보같은 짓이 합리화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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