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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뉴스를 볼테다

by N 변호사

내게는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신문을 열심히 읽는 일이 어렵다. 우리 시대의 사람들은 남편은 뉴스를 챙겨보고, 아내는 드라마를 챙겨본다는데 우리집은 반대다.


뉴스와 신문을 멀리하는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다. 드라마도 학폭 같은 장면이 자주 나오면 보지 않는데 뉴스나 신문의 내용은 온통 불행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져 있다.


작년(2024년) 1월 1일에 앞으로 SBS 8시 뉴스는 빼먹지 않고 보기로 마음 먹었다. 본방으로 보지는 않고 그 다음날 전철 출퇴근 시간에 SBS 뉴스 홈페이지로 들어가서 봤다.


뉴스를 보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뉴스는 역사이기 때문이다. 역사를 모르면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된다. 신문과 뉴스를 보지 않으니 마치 그 동안 외국에서 줄곧 살아왔던 사람처럼 쌩뚱맞은 소리를 할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상대방은 "어떻게 그것도 모를 수가 있어?" 하며 어이없어 했다.


SBS 뉴스를 고른 이유는 SBS 뉴스가 특별히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래도 비교적 중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정치와 언론은 사람들의 증오를 먹고 산다. 그들이 부정해도 실제로 그렇다. 부화뇌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여지없이 사람들은 그들의 놀이에 놀아난다. 왜냐하면 그들의 이야기가 워낙 중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언론은 무시하면 그만이지만 정치는 그렇지 않다. 국회의원들은 입법을 한다. 법치주의가 확립된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법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법률 조항 하나 바꾸거나 추가하거나 삭제하는 순간 해당자들에게는 천국과 지옥이 열린다.


작년 어느 순간부터 뉴스 보는 것을 포기했다. 보면 가슴이 갑갑해졌기 때문이다. 내가 국가경영을 하는 것도 아니고, 큰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정보가 많이 있어야 하는 투자가도 아닌만큼 굳이 따지자면 구태여 뉴스를 꼬박꼬박 볼 이유도 없었다. 뉴스보는 것을 포기하니까 편안하였다. 진작 뉴스를 버렸어야 했다.


그러나 2025년의 출근 첫날인 오늘 나는 다시 뉴스를 매일 보기로 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뉴스를 본다고 해도 본방을 보지는 않을 것이다. 즉 꼬박 50분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뉴스를 시청하지는 않을 것이다. SBS 뉴스 사이트로 뉴스를 보면 꼭지마다 썸네일이 나뉘어져 있어서 관심가는 꼭지만 선별해서 보면 된다. 그렇게 하면 30분 정도만 쓰면 뉴스를 다 볼 수 있다.


왜 다시 뉴스를 보기로 했냐고? 새해에는 글을 많이 쓰기로 했는데 뉴스를 안보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자다가 봉창(封窓) 두드리는 소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은 어느 정도 시의성(時宜性)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당시의 상황을 인식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정보는 채택하고 (기자의) 해설은 버리면 된다. 예를 들어 비행기 사고 뉴스를 볼 때면, 비행기 사고가 났고 사상자가 몇 명인지에 대한 것은 객관적인 정보다. 비행기 사고 원인에 대하여 떠들어대는 것은 무시하면 된다. 사고 원인은 한참 시간이 지나서 권위(권한)있는 당국자가 발표하는 내용이 그나마 정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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