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다섯 번째 아침

by 이남경

12/29

— 10:37 AM

조금 전 조식을 먹다가 무안국제공항 비행기 사고 소식을 접했다.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이 전남 무안의 국제공항에서 착륙 중 랜딩 기어가 펼쳐지지 않아 결국 외벽을 박고, 거의 폭발하듯 부서졌다. 뉴스를 접했을 때 181명의 승객 중 구조된 사람은 2명이었다. 얼마큼 더 구조될 수 있을까. 마음이 졸여졌다.


수요일이면 나도 보라카이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야 하니 더욱 마음에 닿는 뉴스였다. 식당을 나오는 길, 삶은 지극히 한 순간에 끝나버릴 수 있음에 대해 생각했다. 이번 사고에 더 많은 생존자가 있기를 기도하며, 나는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최선을 다하여 살아내기로 다짐해 본다.


— 05:26 PM

오늘은 한국에서 있었던 여객기 사고 때문인지 뉴스를 계속해서 보게 된다. 잠깐 머리를 식히려고 숙소 앞 테라스로 나왔다.


오늘은 보라카이의 메인 스트릿인 스테이션 2 반대편 바다 쪽에 있는 새로운 숙소에 왔다. 보라카이의 가장 구석인 뉴코스트 지역 숙소와는 또 다른 매력의 숙소다. 보라카이 전용 운송수단인 툭툭을 타고 이 지역에 내렸을 때, 바로 옆 해변에서 색색의 커다란 연이 보였다. 터키에서는 색색의 열기구를 볼 수 있다면, 보라카이의 블라복 비치에서는 색색의 연들을 볼 수 있다. 블라복 비치는 수심이 얕고 1년 내내 크고 강한 바람이 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하늘에 떠있는 카이트(연)들이 장관을 이루었다.


캐리어를 끌고 200미터 정도를 걸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체크인 시간이 조금 남아 짐을 맡기고 숙소에 딸려있는 카페에 앉았다. 마침 체크인 시간까지 한 시간이 남았고 점심시간이라,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체크인을 하면 되겠다 싶었다. 카페 오른쪽에는 해변이, 카페 왼쪽에는 숙소 수영장이 보였다. 위치적으로 프라이빗한 리조트 느낌의 첫 숙소와는 다르게, 자유롭고 개방적인 느낌이었다.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숙소 카페로 드나들었다. 그리고 첫 숙소에서는 시큐리티 가드와 잘 차려입은 복장의 직원들이 좋은 서비스와 안전한 공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면, 이곳은 우드와 화이트톤의 숙소 느낌 그리고 자유로운 복장의 사람들이 자유롭고 에너지 있는 공간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나의 첫 느낌은, 두 번째 숙소가 더 마음에 들었다. 사람들이 적당히 붐비면서도 에너지가 느껴지는 이곳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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