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많은 사람에게 꿈과 행복을 주는 사람'

by 행동가 이남호

꿈에 그리던 학생회장 임명장을 받고도, 기대했던 기쁨과 환희보다 알 수 없는 공허감이 오랫동안 잊히지 않았다. 그렇게 학생회장이 된 이후, 나는 별다를 것 없는 학교생활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대학교 진학을 준비하던 2학기, 우연히 읽은 책에서 이런 문장을 접했다. “한국에서 자란 아이들은 꿈을 물으면 명사형으로 직업을 말하지만, 서양권에서 자란 아이들은 같은 꿈이라도 그 꿈을 이룬 후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이유를 함께 말한다.” 순간 나를 대입해 생각해보았다. 나는 학생회장을 꿈꾸며, 그 이후 어떤 학생회장이 되고 싶은지, 어떤 학교를 만들고 싶은지에 대해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본 적이 있었을까?


충격적이게도 단 한 번도 없었다. 나는 그저 ‘학생회장’이라는 명사형 꿈만을 가지고 지난 2년을 살아왔고, 막상 그 꿈을 이루고 난 뒤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공허함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때부터 나는 ‘직업’이 아니라 ‘꿈’을 문장으로 정의해보기로 결심했다. 며칠간 고민한 끝에 내가 내린 결론은 ‘많은 사람에게 꿈과 행복을 주는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이 꿈이 괜히 거창하고 이상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높은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군 복무 중 휴가에서 복귀하던 어느 날, 문득 이 꿈은 지금도, 3년 뒤에도, 10년 뒤에도, 심지어 80세가 되어서도, 죽는 날까지 계속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내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작은 꿈과 행복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부터 나는 내 일상의 모든 선택을 이 꿈에 대입하기 시작했다.


23살의 나처럼 영어가 부족하거나, 돈이 없거나, 혼자 해외여행이 두려워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작은 동기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300만 원을 들고 3개월 동안 유럽과 동남아를 여행하기도 했다. 또한 연고도 없는 제주로 내려가 무작정 제주살이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SKT 제주도 전체 판매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남들은 “안 될 걸 알면서도 뭐하러 하냐”고 말했던 대외활동과 기업 지원에도 도전했고, 결국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다.


이후로 나는 사람들을 만나면 묻는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것을 한 문장으로 정의해보라고 권한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삶을 살며 내가 깨달은 한 가지는, 머릿속에 복잡하게 얽힌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한 결정을 내리고 삶을 살아가는 데 큰 명확함을 준다는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한 문장으로 정의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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