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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야 Jan 23. 2021

어차피 새옹지마

13화#

감정의 기복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유난히도 기복이  사람이 있다.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일수록 그렇지 않을까 나 또한 감정의 폭이 좁다고 할 수 없어 고민하던 시간들이 있었다.


면서 크고 작은 좋은 순간이 있었고 그렇지 않은 순간이 있었다. 근거는 없지만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살다.


좋은 일에 익숙해질 즈음 어김없이 나쁜 일 생긴다. 예를 들어 몸이 아파진다거나 회사에서 곤란한 상황이 생긴다거나 인간관계에서 삐걱거리는 일들 말이다. 꼭 나에게 벌어지는 일이 아니더라도 소중한 이들에게 닥친 불운에 함께 마음 아파했다.


좋은 일에는 면역이 생겨 큰 기쁨을 느끼지 못하는 반면 불운에는 면역이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작은 일에도 불행해다. 갑작스럽게 생긴 업무에 화가 나고 멀리 가야 하는 출장에 불만이 생다. 삐걱 거리는 관계에로 인해 눈물을 흘렸고, 불행에 적지 않은 시간을 들였다.


더 이상 불행에 집중하지 않도록 스스로를 특별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특별히 운이 좋은 사람도 아니고 특별히 재능이 있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특별히 불행하지도 특별히 운이 안 좋지도  않은 사람으로 살기로 한다.


좋은 일이 생겨도 들뜨지 않으려 한다. 좋은 일에 감사함만 갖는다. 불행한 일이 생긴데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새옹지마란 고사성어를 좋아한다.


지금 힘들다고 해서 앞으로도 힘든 게 아니고 지금 좋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을지는 모른다.


좋았던 일이 나쁜 결과를 가지고 올지도 모르고 좋지 않은 일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는 기쁘거나 불행한 것에 크게 연연하지 않 되었다.


감정의 버거움을 느끼는 사람은 삶은 어차피 새옹지마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의 힘듦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 거란 믿음을 가진다면 곧 괜찮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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