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침묵이 필요한 순간 침묵하지 못했다
생각이 많아지고, 감정이 다양해질 때 나는 차분함을 잃어왔고 산만해 보이는 사람이 되었다.
외로운 것인가, 괴로운 것인가, 고민하던 순간에도 나는 침묵할 수 없었다.
주고받는 대화라기보다 일방적인 말들을 쏟아내었고, 스스로도 알아채지 못한 감정을 타인이 알아주길 은연중에 바라 왔다.
유난히 sns에 업로드하는 주기가 짧아지면 지금 나 안 괜찮구나 짐작한다. 나는 누군가의 관심을 원하고 있던 것이다. 사진 속의 나는 즐거웠고, 행복했고, 예뻤다.
현실과의 괴리감이 느껴질수록 sns에 몰입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친구에게 연락해 며칠 동안 같은 주제로 반복되는 우울한 대화를 나누었으며, 과한 감정을 호소하는 것에 있어 지침을 느끼고만 대화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다. 나의 생활을 과하게 알아주길 바라는 행동을 하고 반복하고 있다.
이것을 깨닫는 순간 불쾌했고 불편했다. 침묵이 필요한 순간이라 직감한다.
가만히, 가만히, 나는 스스로를 돌보는 가만히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스스로의 감정을 알아주고, 생각을 정리해주고, 내면을 다독여줘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 나는 의무를 행하지 않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한 것이라 생각한다.
당분간은 습관적으로 감정을 쏟아내는 것을 멈추기로 했다. 쏟아지는 말을 참아보려 한다. 나를 살핀 뒤 평소와 같아져야 할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어쩌면 평소와 같지 않다는 것이 조금은 위험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적절히 균형을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내면과 외면의 균형은 조금만 틈을 보여도 쉽게 어긋나 버린다.
가끔은 가만히, 멈추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겠지만 그래도 다시 깨달을 것이다. 결국은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