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무얼 하지 않아도

멈춘다고 죽지는 않던데

요 근래 글을 쓰지 않았다.

이유는 두 가지다. 바빴고, 나의 글에 긍정과 관련된 감정이 많지 않아서였다.

글을 쓰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가끔은 누군가의 글로 감동받는 나는 바쁜 직장인과 게으른 인간의 중간에서 한 발씩 담가가며 시간을 보냈다.

짬을 내 독서하는 것에 만족했고, 여전히 만족하는 중이다.

 읽는 것이 좋아 쓰기로 이어진 내가 나의 글은 읽고 싶은 마음이 잘 들지 않는다. 여전히 나의 글은 팔리고 있다. 어딘가에서 말이다. 나조차도 잊고 있던 생각이 글에 의지해 흰 종이를 베개 삼아 세상에 나왔지만 존재는 아주 희미해졌다.

문득 지난날 적은 글을 읽어보았다. 생각보다 나빴고, 생각보다 좋았다. 쓰면 쓸 수 록 조금씩 나아지고 있구나 싶다가도 왜 썼나 싶을 정도로 난해한 글도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든  감정은 씁쓸함이었다.

드문드문 글을 쓴 날을 되새겨 보니 그 순간의 나는 아팠고, 상처받았고, 위로가 필요한 시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문득 알아지는 것들이 있다. 나는 좋은 기분이 드는 날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했고, 기분이 좋지 않은 날에는 글과 함께했다.

좋지 않은 기분을 내보내기는 했지만 내 마음 편해지자고 이 감정을 허공에 무작정 던진 것은 아닌가 싶어 쓰기가 잠시 망설여졌다.

대부분의 시간 밝은 모습으로 지내려 하는 내가 그늘진 감정을 내보이는 것이 갑작스레 어색해진다.

 오늘의 나는 직장인으로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기분이 좋다. 좋기로 마음먹었고, 좋은 기분으로 글을 쓰고 있다.

하지만 어떻게 마음을 표현해야 좋을지 어떤 단어를 써야 기분이 몽글몽글해질지 고민스럽다, 좋아하는 단어를 글에 끼워 넣는 것을 좋아해  이것에  꽤나  시간을 들일 것이다. 고민만 하는데도 기분이 썩 괜찮다.

이 마음을 누군가에게 그려지듯 전하려면 쓰고 또 쓰고 계속 써서 조금 더 멋진 글을 쓰는 꾸준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내 글을 읽고 내가 멋진 글이다 생각할 수 있는 멋진 순간을 언젠가 경험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