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물질적인 풍요를 중요히 여기는 사람을 안다. 그 사람의 삶의 목적은 오직 그것 인 것 같다. '부를 이루는 것' 이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단편적인 그의 모습을 보며 나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나는 가까운 이에게 종종 “난 낭만을 쫒으며 살 거야”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마음속 한편에선 ‘어차피 내 생애 부를 이루지 못할 것 같으니까 그런 생각하는 거 아니야?'라는 비관적임이 따라온다. 이건 어쩌면 한국사회의 보편적인 태도인 ’ 부를 이루는 것‘을 자연스럽게 나도 이루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아닐까?
좀 더 깊게 생각해 보자면 부를 이루는 것에 흥미가 없다는 것에 더 가깝다. 물론 돈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버는 돈이 지금 나에겐 충분하다. 그러니 현재 보다 더 많은 부를 이루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해야 할지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흥미가 없다. 오히려 가진 것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게 더욱 흥미롭다. 가치관이던 하고 싶은 일이던 흥미의 유무가 시작점이 되는 것 아닐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난 책을 고르고 사고 읽고, 보고 싶은 영화를 찾고 보고, 가보고 싶던 카페를 가고, 큰 건물이 없는 거리를 거닐며 하늘과 나무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 일들에 마음이 동한다. 한 해 한 해 시간이 흐를수록 통장에 쌓여가는 돈을 보며 마음이 동하는 일은 적어진다. (물론, 모아둔 돈은 많지 않다. 그러나 돈에 대한 생각은 상대적이고도 주관적인 거 아닌가?) 이런 현상을 보며 나는 돈을 쌓아 나가는 일에 흥미가 없다는 걸 느낀다. 물론 돈을 모으고 부를 이루는 것을 하찮게 여기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 어떤 사람의 가치관도 판단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타인의 삶의 가치관을 보며 나의 삶의 가치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근래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돈'만' 있으면 살 수 없지만, 돈'은' 있어야 살 수 있다." 이 말처럼 전혀 돈 버는 것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최소한의 돈은 있어야 한다. 그걸 위해서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일을 하며 느끼는 성취감도 있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말해 돈 버는 일을 위해 내 마음을 동하게 하는 일을 내줘야 한다면 확실히 '노'라고 말할 순 있다.
그러나 지금의 가치관만이 옳다고 생각하진 않으려 한다. 사람마음은 바위 같은 것이 아니고 계속 변화하고 또 시절마다의 ‘나’가 있고 그 시절에 충분히 최선을 다하는 것이니까. 그렇게 쌓여가는 시간과 가치관들이 변화하며 오래도록 남아있는 것들이 나의 주를 이루는 가치관이 될 것이다. 우선 지금의 나는 그렇다는 것이다. 돈보다는 지금의 내가 가진 것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걸 찾고 그것을 충분히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