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풍노도의 시절
나에겐 13년의 그녀가 있다. 그녀와 나는 낭만을 가진채 처음 만났다. 그걸 지키기 위해 상처받고 이겨내고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별거 아닌 일이 낄낄거리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를 목도했었다. 그리고 스무 살이 되어 서로의 트랙 위에 서게 되었다. 가는 방향이 다른 트랙.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종 만나 그때의 우리가 되며 지내왔다. 그렇게 서른 살이 되었고 서로 다른 가치관과 방향성을 지니고 있는 각자가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하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 걸까? 생각하니 그녀와 나는 서로가 다름을 안다. 자신만이 옳다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우린 여전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이런 존재가 신기루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이 여전한 사이가 인생에 더 중요한 존재가 된다. 지금 난 늘 그녀의 행운과 행복을 바란다. 너의 서른 살은 어떤 것 같냐는 질문에 그녀는 자신이 생각한 모습이 아니고 얼렁뚱땅 어영부영하는 것 같아서 뭐라고 명명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녀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순간에도 난 믿는다. 그녀의 선택과 행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