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매도 매수 이야기
이렇게 갑자기?
해외로 오면서 살던 집을 매도를 하고 싶었으나, 4개월 동안 매도가 안되어 전세를 줬었다. 그런데 갑자기 호텔 레지던스에서 지내고 있는데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바로 전세가 낀 이 집을 사겠다고 한다. 그리하여 정말 빠른 속도로 진행된 아파트의 매도와 새 아파트의 매수를 해외에서 원격(?)으로 진행을 했다.
말이 좋아 원격이지, 사실 우리 집 매수인도 보지 못하고 새로 매수할 집도 보지도 못한 채 거래를 한다는 게 여간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규제로 인해 집을 파는 것과 동시에 사야 한다는 것이 해외에서는 거의 소규모 군사작전에 필적할 전개다.
3일 내 매도 후 구매 군사작전
매도를 결정한 시간은 한국시간으로 오전 8시. 그리고 두 시간 뒤 오전 10시에 정부에서 보유한 주택의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단다. 그것도 4일 뒤다. 매도는 우리가 상관할 부분이 아니지만 매도 후 매수를 새로 할 목표가 있었기에, 우리는 3일 내 매수까지 마쳐야 한다. 3일. 부동산을 사는데 3일 내 결정을 누가 쉬이 할 수 있을까.
해외로 오기 전 봐뒀던 매도 물건을 부동산에 협상을 부탁드렸다. 하지만 매수 불발. 물건을 거둬들인단다. 정부의 발표로 가격이 올라갈 거란다. 1층에 싼 값에 사려고 했는데, 높은 층보다 비싸다. 에라이. 마음이 조급해진다. 부동산에 부탁했다. 빠른 결정으로 팔라고 헤서 결정했더니 우리가 이제 집이 없겠다.
부동산에서 물건을 더 알아본다. 아마 하루 종일 매수 물건 주변 부동산에서 앉아서 매물을 검토하셨을 것이다. 그렇게 12시간 내 우리가 본 집은 아니지만 괜찮은 매물이 나타났다. 나이스. 우선 가계약인데, 우리가 한국에 없다. 아뿔싸. 한국에 있는 가족이 대신 계약하려고 하지만 위임장을 미리 전달해두지 않았다.
총영사관 가서 서류 떼고 보내기
영사관으로 가야 한다. 아파트는 공동명의이기 때문에 아내의 위임장도 필요하기에 반차를 내고 오토바이로 사무실에서 픽업을 한 뒤 함께 영사관으로 향한다. 서류 신청 후 1일 뒤 수령. 베트남에 있다 보니 한국의 행정처리는 진짜 놀랍도록 빠르다. 매도위임장, 인감위임장. 한국에서 미리 위임해 두고 오면 좋았을 텐데 안 팔리면 말지라는 마음으로 안 해놨더니 급하게 진행되었다. 역시 뭐든 준비는 미리미리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류 찾는 당일. 우기가 시작되서인지 비가 온다. 영사관에서 받은 서류를 들고 안전하고 빠른 배송을 위해 밀봉 후 오토바이에 올랐다. 그칠 듯하던 비가 더 많이 온다. 우비를 입고 오토바이 헬멧의 고글을 내린 뒤 조심스레 달린다. ABS가 없는 오토바이 모델인지라 이전에 미끄러지려 했던 경험이 있어 아주 천천히 DHL로 향한다. 세계적인 물류 회사. DHL. 서류 8장 보내는데 8만 원이다. 한국에서 동사무소에서 뽑는 비용의 10배가 넘는 금액이지만, 여기선 어쩔 수 있나 하는 마음이다. 내 맘대로 안 되는 것이 당연한 것을.
한국 부모님 대리인으로 계약
위임장과 서류들이 한국에 잘 도착했다. 2일 뒤 한국에 잘 도착했다. 그걸로 공동명의인 2명의 대리인으로 어머니가 계약을 잘 마무리해 주셨다. 서류상 문제도 없고, 중개사님께서 처음부터 워낙 잘 챙겨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렇게 계약 4개월 뒤에 잔금과 세금까지 다 정리하여 등기까지 마치게 되었다. 이렇게 다른 보금자리가 뜻하지 않게, 아주 급하게 생겼다. 살려면 2년 정도 더 있어야겠지만, 그래도 있으면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게 마음이 편한다.
마무리
글로 적다 보니 다급함이 조금은 떨어지는데, 수많은 결정과 정보를 확인하는 것, 중개사님과 이야기를 하며 더블체크를 하는 것, 바뀌는 정책에 따른 조바심에 실수할까 봐 드는 두려움. 모든 것이 있던 집을 사고파는 대가라고 생각된다.
역시 다시 생각해도 이런 생각이다. 역시 집을 팔고 사는 것은 어렵구나. 더군다나 해외에서 하는 것은 더 어렵구나. 나에게 이런 일을 겪게 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구나. 인정하면 마음이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