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르고 등 따스운 순간
느낌말 <느긋한>, <여유로운>은 물질적, 시간적으로 넉넉해 쫓기지 않는 상태를 뜻한다. 요즘의 한국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익숙지 않다. 잘 사용하지 않는 느낌말이다. 학교에 다닐 때는 하루 종일 학교에서 수업과 야간 자율 학습하고, 학문의 전당인지 취업 학원인지 알 수 없는 대학에 가서는 전공 공부와 스펙 쌓기에 열중했다.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가지다. 업무에 쫓기며 야근하기 일수이고. 대부분 가슴 졸이며 쫓기지 않은 적이 없을 것 같다.
느긋한(형용사) - 마음에 흡족하여 여유가 있고 넉넉하다.
느긋한(형용사) - (마음이나 태도가)조급하거나 서두르는 기색이 없이 여유롭다.
여유로운(형용사) - 여유가 있다.
여유(명사) - 느긋하고 차분하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마음의 상태.
또는 대범하고 너그럽게 일을 처리하는 마음의 상태.
- 성급하게 굴지 않고 사리 판단을 너그럽게 하는 마음의 상태
흡족(명사) -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여 만족함.
너그러운(형용사) - 마음이 넓고 아량이 있다.
출처 : 네이버/다음 국어사전
하지만 생각해보면 느긋하고 여유로운 순간은 항상 있었을 것이다. <느긋한>, <여유로운> 느낌은 '신체적/생존'에 밀접한 욕구 중 <음식>, <휴식>, <편안함>, <따뜻함>의 욕구와 관련 있다.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거나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면 느긋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휴일 오후에 따뜻한 방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거나 분위기 좋은 찻집에 앉아 책을 읽으며 보내는 시간처럼. 아무리 학업과 일에 지쳐 있었어도 이런 순간이 아예 없진 않았을 것이다.
또 '사회적/정서적/상호의존'와 관계된 욕구 중 <예측가능성>, <일관성>, <안정성>도 관련 있다. 목표나 진행해야 할 업무가 계획에 맞게 잘 진행될 때 느긋함이나 여유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개학 1주일 전에 방학숙제를 다 해치웠다거나, 기말 리포트를 마감 1주일 전에 제출했다거나 1주일 간 진행해야 하기로 한 업무를 3일 만에 끝낸다거나 하는 경우처럼.(물론 우리에게 그런 일은 잘 없지만) 이때의 <느긋한>, <여유로운>은 왠지 '토끼와 거북이 우화'에서의 토끼의 느낌과 같을 것 같다. 낮잠 좀 자도 될 것 같은...
그런 점에서 <느긋한>, <여유로운> 느낌은 '배부르고 등 따스운 순간' 같다. 걱정이 조금 덜 한... 이런 느긋함과 여유로움이 늘 거창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평온한>, <평화로운> 느낌과도 유사하다. 행복감을 충만하게 느끼는 사람은 작은 것에 행복해한다는 연구가 있다. 조금 더 행복하기 위해 소소한 것으로부터 찾는 것도 좋다. 그저 조금 시간을 내 배고픔 없이 먹고, 편안하게 지내면 느긋하고 여유로운 기분을 마음껏 누려야겠다.
예)
우리 팀은 이미 우승이 결정되어 느긋한 기분으로 마지막 경기에 임했다.
급할수록 우리의 상황을 직시하고 느긋하게 대처를 해야 한다.
숙제를 일찌감치 끝내고 나니 마음이 느긋했다.
그는 느긋하게 새물 대며 바닷가의 멋과 여유를 느끼고 있었다.
차를 운전할 때는 느긋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업무 시작 전 마시는 커피 한 잔
모닝커피
아침 일찍 출근해 업무를 시작하기 전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여유롭다. 물론 이때의 아침 커피는 카페 앞의 긴 줄에 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간신히 받아 들고, 딱 정시에 맞춰 갖고 들어오는 커피는 아니다. 출근 시간보다 조금 이르게 출근해(20여 분 이상) 출근 시간이 되기를 기다리며 마시는 커피여야 한다. 이런 순간 출근 시간보다 여유 있게 도착했다는 안정감이 충만해지며 여유롭고 느긋해진다.
업무가 시작되면 일에 둘러 쌓여 정신없겠지만. 지각하지 않고 출근해 커피를 마시며 업무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소 기분이 좋아진다.
집에서 데굴데굴
일요일 아침.
휴일의 아침은 역시 여유롭다. 특히 늦잠을 자고 일어나 간단하게 식사를 챙겨 먹고 다시 자리에 누워 책을 보거나 멍 때리고 있는 순간은 너무 여유롭다. <음식>, <휴식>, <편안함>, <따뜻함> 욕구가 충족되며 한껏 여유롭고 느긋해진다.
일요일의 아침 침대처럼
일요일에 짓는 미소처럼
일요일의 짜장 요리처럼
일요일의 슬리퍼처럼
내 침대엔 마법이 걸려서
자도 자도 끊임없이 졸려서
해가 중천에 뜬 후에야
짜장 요리 먹고
어슬렁어슬렁 슬리퍼를 끌고
산책을 나서네
여유로운 마음 갖고 싶어
여유로운 얼굴 갖고 싶어
일요일 아침 침대처럼, 옆집 남자
‘압도적 시즌’ 두산, 21년 만에 정규리그 1위
압도적 1위, 1강 체제
2016 프로야구 정규리그에서 두산이 2위 NC와 9 게임차의 성적을 유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시즌이 끝날 무렵까지 물고 물리며 1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하지 않으니 두산 팬들 입장에서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즌이었을 것 같다.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월드컵 진출이 확정되고 난 뒤 치르는 경기 역시 느긋함이나 여유로움이 있다. 감독은 평소 기용하지 않았던 선수들도 테스트해 볼 수 있고, 선수들도 탈락의 부담이 없으니 승패에서 보다 자유롭다.
스포츠 경기에서 승부에서 일찌감치 승패가 갈리는 경우. 이기고 있는 팀의 상황도 여유롭다. 축구에서 경기 시작 15분 만에 세 골 정도를 넣는다거나 야구 경기에서 겨우 3회밖에 진행되지 않았는데 10점 이상 차이가 난다면 경기를 보는 팬들 역시 긴장할 것 없이 <느긋한>, <여유로운> 느낌이 일 것이다. 단 한화 경기라면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긴장될 테지만..
행복은 좋은 느낌입니다. 더 행복해지기 위해 더 풍부하게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 느낌의 표현을 공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