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기본적으로 기술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입니다.
새로운 게 나오면 먼저 써보고,
남들보다 먼저 시도해보는 걸 좋아합니다.
얼마 전 스레드에서 표절 사건이 터졌죠.
꽤 유명한 작가가 여러 사람의 글을 그대로 가져다 쓴 게 드러나서,
결국 모든 글을 내렸습니다.
도용을 당한 많은 분들이
가슴이 벌렁벌렁하고,
며칠째 속상하고 힘들어서 잠을 못 잤다고 하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그때, 그 글을 읽으면서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몸으로까지 느끼진 못했어요.
오늘 아침,
평소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브런치를 열었다가
제가 쓴 글을 받은 줄 알고 깜짝 놀랐어요.
마치 제가 방금 쓴 것 같은 글.
같은 단어, 같은 줄바꿈, 같은 문체, 같은 색깔을 쓰는 법까지.
에이, 유명한 작가도 아닌데 왜.
아마 그렇게 생각하실 거에요.
그래서 더더욱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작가 소개에는 진짜 사람의 흔적이 없고,
'이런 분께 추천드려요' 항목까지 미묘하게만 바꿨을 뿐 똑같았어요.
확인해보니 첫 연재가 1월 18일.
매일 올라오고,
저와 거의 같은 분들을 팔로우하고,
그 분들 중 많은 분이 이분의 글을 구독하고 계시더라고요.
누구보다 오래 인공지능을 공부해온 저에게는,
그 사람이 어떻게 했는지가 보여요.
처음으로 몸이 떨릴 정도로 인공지능이 무서웠습니다.
그동안 정말 매일매일,
행복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었거든요.
작가의 꿈을 꾸면서.
그런데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인공지능의 시대에,
결국 나만의 이야기로 승부할 수밖에 없겠구나.
문체도 가져갈 수 있겠죠.
토픽도, 그날 쓴 글도 그대로 붙여서 바로 내보낼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적어도 하나 안 되는 게 있잖아요.
제가 실제로 겪은 것.
아무도 똑같이 복제할 수 없는, 나만의 인생 이야기.
그건 복사할 수 없으니까요.
복사한다 하더라고, 실제로 내가 이 사람이다라고 말할 수 없겠죠.
가짜니까.
앞으로 더 많은 작가님들이 이런 일을 겪게 될 거예요.
인공지능은 이미 이곳에 있고,
그것을 나쁘게 이용하는 사람들과
우리는 같은 곳에서 글을 쓸 수 밖에 없게 될거에요.
혹시 저와 같은 일을 당하시더라도,
거기에 굴복해서 멈추지 마시라고 이런 글을 올려요.
작가님들.
설날입니다.
힘든 일도 있지만, 그래도 쓰는 사람들이잖아요.
새해에는 우리의 글이, 우리의 희망이
조금 더 멀리, 조금 더 깊이 닿기를.
그래서 오늘도 씁니다.
여러분도 그렇게 쓰고 계시잖아요.
우리는 사람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