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롤모델은 우리 할매다.
말도 안 되게 멋진 여성이었다.
할매 80세에,
초등학생부터 2030 청춘, 중장년층까지
수많은 사람이 시골 할매집을 찾아왔다.
할매가 오라고 한 게 아니라,
우리가 할매가 너무 재밌고
상담하고 싶은 게 많아서 찾아갔다.
할매는 어린 시절 일제강점기를 일본에서 보냈다.
일본말도 잘하고, 욕도 아주 구수했다.
'지랄한다.' 이 말은
때론 '웃기다', '귀엽네', '말도 안 되는 소리'
상황에 따라 다 다른 뜻이었다.
할매는 정말 쿨했다.
머리가 저 미래에 가 있는 신여성이었다.
웬만한 고민은 쓸데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고,
대답도 늘 명쾌했다.
미국에 있을 때,
심한 우울증과 불안증에 허덕일 때
할매가 돌아가셨다.
장례식에 참여 못한 게 평생 걸렸지만,
나는 알고 있다.
할매는 그딴 거 다 필요 없다고 말했을 사람이다.
할매는 항상 나에게 말했다.
"나미야, 니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레이."
할매야.
잘 있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