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중심 정당이 아닌 국민 중심 정당으로

by 남재준

최근 양당의 당원 중심 정당화(소위 '당원민주주의')는 역사적 퇴보라고 생각한다.


나는 정당이 불가피하다 생각하지만, 정당이 실질적으로 국민의 선거권ㆍ피선거권을 구조적으로 통제하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국회의원의 자유위임원칙을 훼손하거나 당심을 민심보다 앞세우는 행태 등이 너무나 일상적이 되었다.


군소정당은 당원과 지지자의 구분이 큰 의미가 없으니 대의원보다 당원 중심으로, 대형정당은 당원ㆍ대의원보다 또는 만큼 일반국민 중 지지층까지 포괄해 중심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특히 대형정당의 경우 실질적으로 당원이 국민과 제도정치 사이의 칸막이 역할을 하고, 정치인들은 당원들을 동원하려 하고 진영 정치는 더 강해지며 보편적ㆍ일상적 민심ㆍ정서로부터 정치가 멀어진다.


대형정당은 앞서 밝혔듯 정당이 국가기관이 아님에도 정치구조를 지배하고 있으므로 정당은 당원이 주인이라는 단순한 원리에 따를 경우 오히려 정치와 국가 전체가 비민주적이 될 수 있다.


국민경선제 등이 그래서 중요하다.


정당이 포괄적 지지층의 진정한 민의를 왜곡하는 필터가 되지 않도록 막아주니까.


권리당원제 등 상대적으로 낮은 당비 납부로도 당직 경선에 투표권을 행사하는 등의 제도는 본래 국민의 참여 활성화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즉 정당이 국민에게로 가겠다는 취지 비슷했는데, 이제는 국민이 정당으로 가야되는 상황이 되었다.


수백만 명의 당원은 사실상 민심과 진 배 없다고 민주당에선 말했었으나, 예컨대 이재명 대통령 재판 계속 문제만 하더라도 엄연히 포괄적 지지층과 당원들의 의견 분포가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그런 논리 자체가 당이 국가보다 위에 있고 민주집중제로 아래에서 위로 민의를 조직적으로 수렴해 나가며 일단 결정된 것은 무조건 복종의 의무가 있게 되는 중국식 시스템과 유사하다.


당심이 민심이 되고 당원이 각별한 대접을 받는 것이다. 당원들의 90%가 '자발적'으로 주석을 지지한다고 중국의 체제 옹호론자들은 말한다.


그런데 일반적 현대 국가의 의견은 매우 다양하다.


이런 다채로운 지형에서는 미성숙한 경우 극단적 상대주의화나 감정적 음모론이나 여론의 파동 등이 많을 수 있다.


포퓰리즘ㆍ극단주의ㆍ양극화가 번성하기 쉬운 것이다.


참여의 양은 많은데 질은 떨어지고 국민주권의 원리가 도리어 국민복리에 독이 된다.


결국 참여의 질을 높이는 숙의의 길로 가야 한다.


사회와 경제의 구조개혁이나 개헌 등 중요 사안들도 결국에는 국민이 숙의하고 정치적 효능감ㆍ주권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 진정한 집단학습ㆍ사회사이버네틱스(사회적 자기조정기제)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정당의 개방화는 이를 위한 초석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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