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용사회과학교육제도의 개편을 위한 제안

by 남재준

응용 분야말로 실무의 존재와 실질적 파급 효과 때문에 고차적 사고력과 판단력이 요구된다.


예컨대 로스쿨 3년 간 법학을 처음 접하면서 기본7법과 전문법 및 실무교육까지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기본7법만 하기에도 어렵게 된다.


학부에 법학과를 두면 기본7법 위주에 기초법학 교육도 가능하고 법학과 졸업자에게 변호사시험응시자격을 주는 것이 더 합리적이고, 전문법은 대학원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하여 전문성을 심화하고 싶은 법조인이나 법학연구로 나아가고자 하는 법학도들에게 장기적이고 유기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하게 된다.


법은 결국 사법 시스템을 구성하는 법조인들에게 그 운영의 사회적 형평성 등이 달려 있다.


그러나 계층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로스쿨 교육은 아무리 장학제도 등이 있어도 불리하다.


법조인이 되는 데 비법학사 4년을 요구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오히려 학부 4년 간 법의 이론과 지식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연습을 통해 판단력을 기르는 것이 더 법률가의 소양을 기를 수 있게 한다.


전문법 분야들은 비법학사를 지닌다고 보장되지 않고, 어차피 궁극적으로는 기본7법을 바탕으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필요하면 실무 경험을 통해 전문성을 획득할 수 있다.


또한 로스쿨을 남기고 방통대 등으로 확장해 비법학사들도 법학교육을 받고 변호사시험응시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면 다른 전문 직역에 있던 사람들도 법조인이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들은 법조계의 계층적, 직능적 다양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다른 한편으로 행정학이나 정책학 역시도 학부 수준부터 교육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


조직론, 인사행정론, 재무행정론 등 총론적이고 공통적인 과목들 위주로 학부에서 교육하고, 세부적인 각 분야 행정을 대학원에서 더 다룰 수 있도록 하던가 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국가의 수준이 고도화될수록 사회와 경제를 통합적으로 보는 안목을 기를 필요가 있다.


예컨대 교육혁신을 통한 인적자본의 형성은 생산성 향상과 신시장 창출을 통한 신성장 동력 마련에 중요하다.


그런데 사회학이나 경제학 등 개별 학문에서는 통합적인 행정-정책적 관점을 기르기 쉽지 않다.


또 관료 양성의 관점에서는 개별 분야를 그냥 모자이크식으로 합치는 건 타당치 않고 그러한 연유로 행정학과 정책학은 융합 학문으로서의 정체성도 지닌다.


그래서 부분적으로 사회학이나 경제학 등 개별 행정-정책 영역을 다루는 기초 분야의 하위 분야 중 일부를 행정학-정책학 대학원 하위 분야로 편제하고 이를 묶는 경제행정론 등을 개설하면 한 분야에 치우친 사람이 아닌 관료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관료를 학과에 무관하게 시험으로 선발한 뒤 개별 부처에서 양성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어느 정도 학부에서부터 기본 소양을 갖추도록 하고 정부-대학 연계를 강화하는 편이 타당하다.


표준화 검사는 행정가나 관료로서의 소양을 충분히 볼 수 없을 수도 있으므로 질적 평가를 통해 인재를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듯, 그물을 의도적으로 좀 성기게 만들고 일단 입문은 쉽게 한 후에 실무 능력에 따라 거르는 것이 훨씬 유능한 법률가나 행정가 등을 기르는 데 타당한 제도적 원칙이라고 본다.


또한 그러한 실무가 양성의 역할을 보다 적극적으로 대학원에 맡겨야 학문으로서의 법학, 행정학, 정책학에도 발전과 의의가 있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실무가들과의 상호작용이 많을수록 행정학자와 정책학자, 법학자에게는 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외부 관찰자로서 내부 사정도 감안해 가면서 생산적인 분석과 비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스템은 각 분야의 후진 양성 자체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행정학-정책학과 법학을 섞어서 비법학과를 법학과처럼 만들고 학사행정은 행정학과에 떠넘기는 것은 타당치 못하다.


법학전문대학원법 제8조를 개정해 로스쿨이 개설된 대학에도 법학과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행정학-정책학 전공과 법학 전공은 완전히 분리함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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