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트럼프’ 이재명, 포퓰리즘으로 쟁취한 승리의 대가는?>
(2025.6.6. Newsweek 일본, 일부 발췌 및 번역)
*기본소득 포기
당시 이 지사는 독설로 유명한 ‘한국의 트럼프’인 동시에 이러한 독자적인 정책(2020년 재난기본소득)을 펼치는 탁월한 지자체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었다.
기본소득은 그 구상대로 모든 국민을 포용한다는 점에서 보수와 진보의 경계를 넘어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 정치 스타일은 경기도지사를 그만두고 두 번째로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즈음에는 크게 달라진다.
그 이유는 대선 출마를 앞두고 기본소득 정책의 재정적 뒷받침의 부재와 그것이 빈곤층만이 아니라 부유층에 대한 ‘퍼주기’라는 점이 상대 후보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이 후보는 당시 선거 기간 동안 기본소득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대폭 후퇴한다.
이유는 어찌 보면 간단했다.
더불어민주당의 2022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 후보는 처음부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고, 공격 받을 포인트를 제거하고 무난하게 선거전을 치르면 후보로 살아남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선택은 양날의 검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이 ‘청년배당’에서 시작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이 후보의 기본소득 정책은 당시 한국정치에서 중도-무당파층의 비중이 큰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고, 그것이 그의 정치적 강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간판 정책을 내려놓은 이재명에게 남은 것은 정적들을 향해 거친 말로 비판하는 ‘한국의 트럼프’로서의 얼굴 뿐이었다.
비판을 받는 사람들은 그에 대한 불신이 커졌고, 어느새 이재명은 ‘한국에서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이라는 다소 달갑지 않은 별칭을 얻게 되었다.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에게 아깝게 패배한 것도 기본소득 공약 포기로 인해 선거 판세를 좌우하는 중도-무당파층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을 잃은 것이 원인 중 하나였고 이것이 당시 이재명의 정치인으로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한국의 정치 상황이 그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당초 예정된 2027년에 대선을 맞이했다면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법적 의혹까지 안고 있는 이재명이 당선될 수 있었을지는 의문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재명에게 ‘새 바람’이 불었다.
그것은 윤석열의 계엄선포였다.
뒤에 헌법재판소가 인정한 것처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시도가 중대한 헌법 위반임이 분명했기 때문에, 이재명은 이를 타파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집권당인 국민의힘이 탄핵에 반대하고, 더 나아가 대통령 후보로 탄핵에 분명히 반대 의사를 밝힌 김문수를 선택한 것도 그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렇게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이재명은 자신의 라이벌이 된 김문수와 국민의힘을 토론회 초반 발언처럼 ‘내란 세력’으로 규정하고 이를 철저하고 규탄하는 전술을 취했다.
여기서 드러난 것은 오늘날 한국이 처한 어려움은 모두 ‘내란 세력’의 악랄한 지배의 결과이며, 이들을 몰아내고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으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화된 세계관이었다.
이재명은 사실상 이 메시지 하나로 이번 선거전을 이겨냈다.
*남은 무기는 정적 규탄 뿐
중도-무당파를 포함한 대다수 국민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선포를 좋게 보지 않았기 때문에, 이 단순하고 알기 쉬운 메시지로 일정 수준 이상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형태의 승리는 이재명과 그의 새 정권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저출생-고령화와 경제성장 둔화가 보수정권에서 진보정권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해결될 리가 없고, 애초에 이재명은 대선에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한때의 간판이었던 복지정책을 내려놓은 그에게 남은 무기는 어디선가 적을 찾아내어 이를 철저하게 규탄하는 것뿐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재명은 앞으로도 적을 찾아 싸우는 자세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존재 의의를 증명해 나갈 것인가.
아니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인상으로 미국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외치는 것처럼 새로운 환상을 내세워 그 자리를 메울 것인가?
아니면 지금까지의 극단적 포퓰리스트의 모습을 탈피하고 국회 내 안정적 다수를 활용한 현실적인 자세를 보일 것인가.
이재명 정권은 그 출발부터 큰 과제를 짊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