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후보자 김민석의 발언을 통해 본
[단독] 김민석 “모든 인간이 동성애 택하면 인류 지속 못해” 과거 차별금지법 반대 발언
“나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진 민주주의자이다. 동성애는 모든 인간이 택했을 때 인류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 그렇기 때문에 입장이 바뀌면 인정할 수 있다는 보편적 가치와 상대주의 영역이 될 수 없다. 실존적 고민 때문에 동성애를 접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나, 최근 현실을 보면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접하거나 확산되는 것이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분위기에 휩쓸리는 성적 시도는 예방돼야 하고, 그런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할 수 있는 종교적 자유는 보장돼야 한다. 현재 (국회에) 제출된 차별금지법은 보편적 가치의 문제와 종교적 입장에서 비판을 봉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옳지 않다. 종교적 관점뿐 아니라 성소수자의 이야기, 그에 대한 비판까지 다 듣는 토론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가는 건 어렵다.” _ 김민석 (2022, 2023)
1. 언제부터 인류의 지속가능성이 유일무이한 기독교 윤리적 판단 기준이 되었는가? 그러한 세계관에 따르면, 물론 신이 성별(sex)을 창조하며 번성의 의무를 주었다. 그러나 또한 기독교의 윤리는 그보다 앞서 ‘사랑’에 있지 않은가? 사랑에는 여러 의미가 있겠으나 나와 다른 것에 대한 관용도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일 것이다. 게다가 적어도 민주국가의 정치인이 지속가능성이라는 말로 포장된 인구재생산의 의무가 개인의 성적 지향성을 보존할 실존적 자유를 앞선다는 관점을 발화하는 건 망언이다.
2. 설령 기독교적 윤리의 관점에서만 보면 그러한 관점은 하나의 해석이라 하더라도, 김민석 후보자는 자신을 ‘민주주의자’라고도 했다. 기독교민주주의(Christian Democracy)는 기독교 세계관이나 윤리와 민주주의의 결합이라고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정교분리하에서 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한 현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동성애 혐오는 용납되기 어렵다. 민주국가에서 기독교적 세계관을 가지고 정치에 접근하는 한, 기독교가 민주주의보다 앞설 수 없으며 민주주의 원리와 기독교가 상충할 여지가 있는 경우 공공의 영역에서만큼은 민주주의가 우선한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독일에서 2017년 메르켈 기독교민주연합 대연정 정부에서 동성혼 법제화 표결이 이루어지면서 상당수의 기민련 의원들이 찬성표를 행사하였고, 당해 정당 소속이자 현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인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은 아예 적극 찬성의 입장이다.
3. 보편주의적 관점은 칸트주의적 견지에서 볼 때에는 단지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우하라는 것이고, 네 의지의 준칙이 보편적 준칙과 일치하도록 하라는 것인데 이는 내 의지에 비추어 보편적 준칙을 결정하라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 준칙에 비추어 네 의지의 준칙을 맞추라는 의미이다. 역지사지는 좋은 말이나 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도덕적, 윤리적 시비를 결정할 수 없고 선험적 도덕윤리가 존재한다는 것이 보편주의라고 보아야 하며 현대 보편주의 윤리의 제1원칙은 인간존엄성에 있을 것이다.
4. 동성애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도 아니다. 또한 동성애는 질병이 아니라는 점이 세계의 의학계와 심리학계에서 이미 결론으로 확정되었다. 이 때문에 성적 페티시처럼 들릴 수 있는 성적 ‘취향’보다는 성적 ‘지향(Orientation)’이 동성애, 양성애 등을 가리키는 데 보다 타당한 표현이라고 보아야 한다. 동성애는 인간만이 아니라 다른 생물에게서도 관찰된다는 점이 이미 보고되었으며, 자연은 항상 ‘쓸모 있는’ 방향으로만 움직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생물이 전체적으로 종의 보존을 위한 번식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굳이 소수인 동성애의 존재를 걱정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설령 동성애가 사회문화적으로 형성된 것이라 본다고 하더라도 대체로 인류 역사에서 동성애를 관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오히려 구조적으로 탄압하고 범죄나 질병인 것처럼 사회적 가스라이팅을 해 온 것이 대개였던 점에 비추어 볼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가 엄연히 존재해 왔다는 점은 동성애가 마치 제약 없이 만연한 것처럼 설명되거나 동성애가 선택 가능하다는 주장에 반박이 된다. 또한 이러한 점들을 감안할 때 동성애를 ‘전환치료’하려는 시도가 엄연한 정신적, 정서적 학대이며 사회적 가스라이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5. 정교분리 사회에서는 점차로 전근대에 종교의 영역이었던 도덕윤리 문제의 상당수가 세속적 인권의 문제로 넘어가게 된다. 오늘날 동성애는 그 대표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종래에 역사적, 사회구조적 영향력을 행사해 온 종교의 목소리보다 오히려 탄압당해 온 성소수자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는 것이 균형적 의사결정 과정이다. 세계적으로 선진국들이 성소수자 권리를 증진해 온 역사가 수십 년에 이르는 상황에서 OECD 국가 중 튀르키예와 더불어 최소한의 성소수자 인권 관련 법제조차 전무한 우리나라의 수준은, ‘성소수자의 목소리까지 들을 수 없다’라며 성소수자가 마치 단순한 비행자인 것처럼 치부해 버린 김민석 후보자의 식견을 보면 알 수 있다.
6. 장혜영 전 의원이 발의했던 차별금지법안을 보면, ‘금지’라는 표현 때문에 형사법처럼 보이지만, 실은 ‘차별시정법’, ‘차별규제법’이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한 행정법이라고 보아야 한다. 차별금지법의 취지나 시각에 대해서는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니 그렇다 치고, 결국 중요한 것은 실질적으로 차별규제에 위반한 고용이나 공공서비스 등에서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행위를 했을 경우의 실질적 제재가 무엇인가에 있을 것이다. 해당 법안의 내용을 보면, 종래에 권고 기능까지만 있던 국가인권위원회의 권한을 시정명령을 하며 이행강제금 등 행정상 강제수단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그에 앞서 구체적으로 차별의 기준에 대해서도 상세히 밝혔으며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수단과 절차 또한 제시하였다. 따라서 만약 이 법안이 시행되는 경우, 이에 불복한다면 행정쟁송으로 무효나 취소를 다툴 수 있다. 또한 법률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면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소원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길도 얼마든지 열려있다. 결론적으로 이 법안에 대한 공포심 조장은 상당수가 매우 타당치 못한 것이다.
7. 결론적으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불과 2년여 전에 기독교계의 환심을 사고자 공공연하게 아무렇지 않게 말한 내용들은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의 혐오 행위였으며 또한 인간존엄성과 개인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였고 현대 민주주의 원리에 반하는 것이었다. 원조 문제나 성소수자 문제 등에 대한 입장 표명을 통해 간간이 비추어지는 민주당의 내셔널리즘과 문화적 보수주의와 권위주의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이는 역사적 정체성에 갇혀 정작 그 민주주의 위에서 실현되어야 하는 인권을 도외시하고 젠더와 섹슈얼리티 차원에서의 폭력에 무감한 민주당의 이중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장래에 민주당의 패러다임을 보다 실질적으로 리버럴한 방향으로 바꾸어 나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쳐 나가야 하는 지점이며 김민석 후보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19대 대선 후보 시절 사과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진솔하게 성소수자 특히 동성애자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