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확장재정, 구조개혁 없이는 위험하다

by 남재준

우리나라가 거시경제정책 운용에서 일본보다 나은 건 재정 여력 하나인 것 같다.

그렇다고 아베노믹스처럼 확장 재정ㆍ통화를 모조리 동원한다고 반드시 경제가 구조적으로 체질 개선이 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그나마도 이재명 정부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반드시 협력하리라는 보장이 없고, 통화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유도하겠다는 언급도 없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제도나 환경이 비슷한 점이 많고, 이미 아베노믹스 이래 확장재정을 통한 디플레 탈출은 자민당 내각의 기본 거시경제정책 기조가 되었으며 우리나라도 문재인ㆍ이재명 민주당 정부에서 모두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

단 일본은 GDP 대비 국채 비율이 이미 250%를 초과하는 등 아베노믹스의 후유증으로 재정 여력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물가를 앞서는 임금ㆍ지방창생 등을 내세우며 확장재정을 원하고 이번 예산도 그런 방향으로 되었지만 또 다시 국채가 증가했다.


일본의 여야 일각에선 소비세를 10%에서 8%로 인하하자는 안도 나왔지만 이시바 총리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되려 총리의 본래 입장은 법인세ㆍ소비세ㆍ금융소득세 등의 인상에 있었으나 주식시장의 요동과 엔화 가치 하락 등으로 반향이 오자 일단 철회한 듯 하다.)


긴축재정은 이미 마이너스 금리를 벗어나 정책금리 인상 추세를 탈 정도인 일본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지만 그 반대는 어지간한 증세로는 감당하기 쉽지 않다.

결국 지속가능성에의 위험을 희생하면서도 우선은 미국발 관세 폭탄ㆍ체감 고물가 등 계속 생기는 현안 방어를 위해 확장재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의 이재명 정부는 AI 산업과 소비 진작 중심으로 재정을 확대하겠다 했는데 우리는 아직 GDP 대비 부채 비율이 50% 수준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것이 곧 일본처럼 재정을 푼다 해서 근본적인 경제의 기초적 체질이 개선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긴급 처방 같은 것이지 장기적으로는 국민경제 자체의 자생력이 없으면 일본처럼 재정 여력만 없어져 이도저도 못하게 될 수 있다.

재정지출은 불가피하나 전략적 지출이 필요하고 이것이 IMFㆍOECD 등 국제기구들의 권고이기도 하다.

당장 반짝 경기가 살 수는 있겠지만 고용정책ㆍ복지개혁ㆍ재정개혁 등이 없이 그렇게 한다는 건 한계가 뚜렷하다.

어차피 저성장 만성화ㆍ고용 없는 성장ㆍ노동시장 이중화 등은 구조개혁으로 경제구조를 전환하지 않을 수 없다.

구조개혁 즉 교육혁신, 고용 창출, 불안정노동 문제 해소, 지속가능하고 효율적ㆍ효과적인 사회보장, 신산업ㆍ신성장동력 탐색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

또 세수 확보와 국채 증가 억제, 공공지출 합리화 등을 통해 과도한 적자재정 확대의 액셀러레이터를 밟지 않아야 한다.

구조개혁 없는 확장재정은 결국 후에 긴축재정과 경제위기를 함께 불러올 수 있다..

증세는 어떤 세목이건 쉽지 않다.

소비세는 소비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고, 금융소득세는 투자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등의 문제가 있다.

경기침체 시에는 감세+확장지출 패키지가 맞다지만 구조적 문제와 재정건전성을 단기경기부양에 희생시키면 종국에는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

조세와 예산을 기본 축으로 하는 재정은 공중에서 떨어지는 마법의 돈이 아니라 민간에서 여력을 떼어 모아 재분배하거나 투자하는 것이다.

사회ㆍ경제가 더 복잡해져 정책의 인과적 파급 경로를 온전히 파악하면서도 신속히 대응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고 운신의 폭이 불확실하고 좁은 상황이다.

따라서 중장기적 전망과 단기적 현안 대응 간 고려의 균형을 맞추어 재정과 거시경제정책을 운용함이 타당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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