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주의라는 이름이 문제가 아니다

by 남재준

요즘의 추세를 볼 때, 민주보다는 자유의 가치가 더 중요해진 것은 맞다.

하지만 자유민주주의라는 명칭을 강조하고 민주주의라고만 하면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몰아가는 태도는 자유민주주의적이지 않다.

민주주의와 자유민주주의는 서구에서도 혼용된다.

민주주의는 구체적인 정치제도 즉 예컨대 선거를 통한 의회 구성 등을 의미하여 가시적이다.

한편 자유주의는 표현의 자유ㆍ소수자 보호 등 기본권ㆍ법치주의 등을 통해 구현되는 기본원리에 가까워 다소 비가시적이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면 예컨대 사회민주주의와 같은, 명칭만 보아서는 자유민주주의에 반대할 것 같은 사상들을 자칫 배격할 위험성도 있다.

반대로 말하면 민주주의는 그 앞에 사회ㆍ숙의ㆍ참여ㆍ경제 등 상상하기에 따라 다양한 말이 붙을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건 민주주의건, 이름이 아니라 실천이 중요하다.

남북한 모두 체제가 다르다고는 했지만 둘 모두 민주주의를 주장했고, 그것은 각각 공산주의 체제의 사이비종교적 기형화와 반민주적 군사독재로 수십 년을 유지했다.

국명이나 체제 원리의 형식적 내용만으로는 어느 나라건 실체를 알 수 없는 것이다.

자유주의적 원리에는 여러 내용ㆍ의의가 있지만 민주주의와 함께 놓고 볼 때에는 다수의 힘으로부터의 소수자ㆍ소수의견에 대한 관용ㆍ존중ㆍ보호를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맥락에서 자유민주주의=반공주의인 경우가 많았고, 그 반공주의마저도 실제로 공산주의자라고 보는 것이 비약이었던 수많은 반자유주의적 낙인 찍기들을 만들어 냈다.

최근에도 소수자나 소수의견 관용 등에 있어 보수 세력은 오히려 극복해야 할 장애물의 하나가 되었다.

결국 역설적으로 소위 자유우파ㆍ자유대한민국을 자처하는 이들은 실제로는 최소 비자유주의적이다.

그리고 민주당도 민주주의라는 원리 내지 제도에 암묵적으로 전제되어 있던 소수자ㆍ소수의견 존중ㆍ관용의 원리가 없어져 비자유민주주의 나아가서는 포퓰리즘ㆍ중우정치ㆍ다수의 독재처럼 되었다.

결국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양 진영 중 어느 쪽도 자유를 말할 자격이 없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해수부보다는 산은 이전이 부산 발전에 부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