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또는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문제가 꽤 뜨거운 감자가 된 것 같다.
여러 점들을 고려해 보면 개인적으로는 국민의힘 쪽 의견이 조금 더 타당해 보인다.
애초에 균형발전을 위한 이전 정책들은 수도권에 주요 기능이 집중된 상태를 전제로 한다.
즉, 인프라와 기능의 공간적 집중을 통한 비용 절감이라는 이익을 어느 정도는 포기하고,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지역 발전을 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산에 해양수산부와 산업은행 중 어느 기관을 이전할지를 따질 때는 같은 이전 비용과 정치력, 그리고 수도권 집중 해소라는 원칙 속에서 어느 쪽이 더 지역 발전의 실질적 수요와 편익을 충족할 수 있느냐가 핵심 기준이 되어야 한다.
해양수산부의 경우 이미 부산에 산하 기관과 실무 조직이 상당수 내려와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굳이 본부를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해서 추가로 얻을 편익이 무엇인지 다소 불분명하다.
반면에 산업은행은 부산 지역의 지방은행 건전성 문제, 국제금융허브 프로젝트, 해운 산업의 정책금융과 구조조정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수요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산업은행이 이 역할을 주도해 온 만큼, 이전 효과도 훨씬 뚜렷할 수밖에 없다.
해운대구의회에서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해수부 이전 촉구 결의안을 굳이 부결시킨 것은 논란이 있을 수 있고, 무엇보다 결의안에 뜬금없는 이재명 대통령 재판 촉구를 끼워 넣은 것은 분명 잘못된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은행 이전이 해양수산부 이전보다 우선하거나 최소한 동반되어야 한다는 주장 자체는 정책적으로는 타당하다고 본다.
또한 민주당이 이에 대해 국민의힘을 지역이기주의나 지역발전 저해 프레임으로 공격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PK는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 기반이다.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 재판 이슈를 꺼낸 것은 정치적으로 혜안이 얕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자기 지지 기반에 손해를 끼칠 정도로 정쟁에만 집착할 이유는 없다.
지금 국민의힘으로서는 영남권, 특히 PK가 남은 핵심 우세 지역이기 때문에 더더욱 지역 민심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재명 대통령이 산업은행 이전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대신 동남투자은행을 신설하겠다고 한 것도 문제다.
이미 산업은행이 부산 지역 산업 구조조정과 정책금융을 담당하고 있는데, 굳이 별도의 컨트롤타워를 또 만들어 중복투자와 비효율을 낳을 이유가 없다.
차라리 기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지역 기능 강화가 훨씬 합리적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보면, 양자택일을 하자면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산업은행 이전안이 실질적이고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尹 '산업은행 이전' 공약 닮은꼴…이재명 "부산에 동남투자은행 설립"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