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화양연화? 화무십일홍의 속도는 빨라졌다

by 남재준

민주당을 기준으로, 민심과 당심이 구분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우리는 확인했다.


6월 3일 대선 때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당시 후보의 대통령 당선 시 재판 계속 여부에 관하여 이재명 후보 투표자의 42.0%가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고 43.7%는 중단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당원만'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가 아니라 '민주당 지지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결과가 의미심장하다.


단언하긴 어렵지만, 당원 대상으로만 여론조사를 했다면 계속과 중단이 서로 팽팽하지 않고 중단이 압도적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민주당은 '수백 만의 당심이 곧 민심'이라는 궤변과 비약을 늘어놓았다.


그러나 집권 가능성이 있는 정도의 대형정당일수록 당심과 전체적인 민심이 완벽하게 겹치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이재명 후보를 찍은 사람 중에서도 '자리를 비워둘 수 없고, 마땅히 대안이 없으니 찍었다. 그러나 재판은 계속 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치 고관여층이고 무엇보다 친명에 압도적으로 쏠린 당심으로는 민주당 전체 지지 민심을 온전히 담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통상 의회 다수당이 행정권력도 장악하는 의원내각제라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계파가 나뉘어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견제를 하며 또한 대외적으로 지지 민심도 어느 정도 견제를 한다. (물론 예컨대 영국은 정당 기율이 강력해 당론 반대 투표는 강하게 제재를 받으나 당내 그리고 의회에서 나름 심도 있는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민주당은 제왕적 대통령제가 존속하는 상황에서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모두 장악함과 동시에 대통령을 중심으로 조금의 이견조차 불허하는 교조적인 의원들과 당원들이 여당인 민주당을 장악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누구도 피드백을 제시하거나 견제할 수 없는 제도적, 정치적 상황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그 자체로 민주적이지 않다는 점에서도 문제이나, 반복되어 온 보수 정권의 실패와 마찬가지로 민주당도 '레밍 효과'에서 더는 자유로워질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게다가 모든 권력을 민주당에 집중시켰는데 동시에 민주당이 보수부터 진보까지 포괄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만약 민주당이 잘못해서 무너지는 경우 새로 권력을 잡을 사람들의 성향 평균값이 우익-극우일 가능성이 상당한 것이다.


줄기차게 이야기해 왔지만, 민심을 당심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민심에 당심을 맞추어야 하고 정당이나 계파 간에는 적정하게 건강한 거리가 유지되어야 한다.


상호 견제와 균형이 민주주의 구현과 수호의 핵심 원리이며 그 전제에는 권력의 집중이나 의견의 과도한 통합을 지양하고 경계하는 의도가 있다.


이런 점에서 현재 상황은 민주당의 화양연화 같지만, 실은 민심이 민주당을 '용인'해서 그럴 뿐이지 민주당이 겸허하고 신중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지 않는 상황에서 먄약 민심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으로부터 본격적으로 이반되면 지금의 그 헤게모니가 쉽게 붕괴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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